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 3시간 반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신장우루무치.

국유기업인 인텐화공은 우루무치에서 또 다시 버스를 타고 4시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산골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회사 취재중 사장실에 가지런히 놓인 신문을 발견했다.

중국 최대 경제일간지인 경제일보(중국명 징지르바오)였다.

이 회사 고우이판 사장은 "경제일보가 이곳에도 배달되느냐"는 질문에 "중앙정부의 경제정책 및 시장을 읽는데 꼭 필요한 신문"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 경영자의 80%이상이 읽는 신문"이라는 경제일보측 설명을 실감하게 된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 추진하던 지난 80년대 초.

개혁개방의 총 설계사인 덩샤오핑(등소평)은 중앙정부의 경제정책을 전국에 전파하기 위한 경제신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는 경제신문 창간을 지시했고, 83년 1월 1일 경제일보가 빛을 보게 됐다.

우춘허 경제일보 사장은 "덩샤오핑은 제호를 직접 써줄 정도로 경제일보에 애착을 보였다"며 "경제일보에는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제부흥이라는 덩샤오핑의 사상이 베어있다"고 말했다.

경제일보는 국무원(정부)직속 언론기관이라는 속성이 말해주듯 중국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게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경제일보를 읽지 않고는 중국경제 흐름을 알 수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중요한 경제정책이 경제일보를 통해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하면 전국 47개 성에 퍼진 지방 취재본부 및 한국을 포함한 21개 국가에 파견된 특파원들이 생생한 국제경제 뉴스를 전하고 있다.

일일 발행 부수 1백만부가 넘는 이유다.

중국내 어지간한 관청과 기업은 모두 경제일보를 구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경제일보가 정부정책의 "나팔수"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사회 유통 문화 등의 분야에서 "부드러운 기사"가 자주 실리고 있다.

자동차 소비시장 정보기술 문화예술 등 각 분야별 섹션이 자주 등장한다.

문체시장면의 경우 젊은 독자층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방적인 정책전달에서 벗어나 독자들의 정보수요에 보다 가까워지는 신문을 만들겠다"는게 우 사장의 포부다.

경제일보가 중국 경제지의 대표주자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전국 25개 주요 도시에 퍼진 인쇄시설 덕택이다.

베이징 본부에서 만든 신문은 위성을 통해 지방인쇄소 당일 전달된다.

신장의 독자들도 베이징과 동일한 시간에 경제일보를 읽게 되는 것이다.

베이징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