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신(52) 우리기술투자 사장은 벤처캐피털업계의 대표적인 이론가로 통한다.

그의 이론은 풍부한 실무경험에 뿌리를 둔 것이어서 벤처캐피털업계에서 그의 말 한마디,투자원칙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사롭지 않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다니던 중 3학년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후 한국개발투자금융(지금의 TG벤처)에 입사해 벤처업무를 다뤘다.

그 당시 투자한 회사가 벤처1세대라할 수 있는 삼보컴퓨터 등이다.

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연수를 통해 케이스스터디 중심의 공부를 하면서 기업에 대한 분석 심사 투자기법 의사결정과정 등을 익혔다고 회고한다.

이후 96년 우리기술투자 설립때 초대 사장으로 영입됐다.

우리기술투자는 신성이엔지 디아이를 비롯한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후배 벤처기업인 육성을 위해 만든 기업.

사장직을 수락한 것은 대기업에 종속된 벤처캐피탈이 아니어서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시작당시 인원을 최소화하고 전문분야에 집중투자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사람이 많으면 간접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

그렇다고 소액분산투자만을 했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에 어필텔레콤에 가용재원의 20%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한게 이를 반증한다.

이 회사에 대한 투자는 1년만에 80%의 수익을 올려 재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지금은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조합자금을 합쳐 가용재원만 5백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벤처캐피털의 임무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보석을 찾는 것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실패를 줄이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반도체 정보통신분야에 특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한다.

그는 해당산업의 전망을 가장 중시하고 다음으로 기업 경쟁력,경영자 자질 등을 살피는 투자원칙을 갖고 있다.

그는 정보통신에 이어 생명공학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1백억원 규모의 생명공학 펀드를 만들었다.

바이오 분야의 기존 제조업체와 새로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대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일산일렉콤,사람과기술,웰링크,사이버텍홀딩스,옥션,자원메디칼,한양이엔지,3Soft등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98년 52%,99년 4백9%,2000년엔 3백9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기술투자가 그동안 투자한 회사는 약70여개로 투자잔액은 6백64억원에 이른다.

곽사장은 올해에도 5백억원 규모의 벤처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평소 그는 벤처캐피털리스트와 벤처기업가가 단순히 자금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투자심사 단계에서부터 동고동락을 같이 할 동반자라는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벤처투자에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것과 마찬가지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