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

일산에 사는 주부 정미영(30)씨는 쇼핑가기에 앞서 방안의 컴퓨터를 켠다.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LG슈퍼마켓에서 발송한 "i쿠폰"이 도착해있다.

클릭.

피존, 뼈로가는 칼슘우유, 목우촌햄을 정상가보다 10%싸게 살수 있는 할인쿠퐁이 스크린에 떴다.

다시 클릭.

프린터로 뽑아낸 할인쿠폰을 장바구니에 담고 LG슈퍼마켓 태영점을 찾았다.

정씨가 매장에서 구입한 상품은 피존 1개(2천9백80원), 우유 3개(5천2백50원).

총 8천2백30원을 내야하지만 정씨가 실제 지불한 돈은 총 7천4백원.

간단한 클릭 몇번으로 8백30원을 절약했다.

◇쿠폰 발행 다양화된다=할인쿠폰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신문 잡지 전단지와 같은 인쇄매체를 활용하는 것.

CMS쿠폰의 경우 월 평균 4천만장씩 인쇄매체를 통해 발행된다.

매장안에 할인쿠폰을 비치해 놓은 유통업체도 늘고 있다.

쿠폰할인상품을 미끼로 활용해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을 통한 쿠폰발행도 활발하다.

CMS쿠폰(www.cms.co.kr)과 홈쿠폰(www.homecoupon.co.kr)은 인터넷상에서 다운로드받은후 출력해 사용할 수 있다.

e메일로 할인쿠폰을 발송해주는 유통업체도 생겨났다.

LG슈퍼마켓은 지난달부터 우수고객 2천명을 선발,이들에게 i쿠폰이라는 할인쿠폰을 2주마다 한번씩 e메일로 보내고 있다.

◇시장전망=올해 CMS와 홈쿠폰의 쿠폰발행량은 총 9억장에 육박할 전망이다.

여기에 백화점 외식업체 전자상가 등이 발행하는 자체쿠폰(소매점쿠폰)까지 합하면 올해 총 쿠폰발행량은 12억장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 전문가들은 올해 쿠폰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 인기상품 제조업체들이 쿠폰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스앤존스 에너자이저 등은 지난 1일부터 홈쿠폰과 손잡고 10%할인 쿠폰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외국업체 1개를 포함해 2∼3개 회사가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등 쿠폰발행업체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사례=미국인들은 쿠폰사용으로 연간 30억달러(약 3조6천억원,99년기준)를 절약한다.

쿠폰이 현금 신용카드에 이어 ''제3의 화폐''로 자리잡았다.

쿠폰의 인기는 신문값에 영향을 미칠 정도다.

평일 75센트에 팔리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일요판 가격은 1달러를 넘는다.

미국인들은 "일요판 신문에는 할인쿠폰이 많아 실질가치가 1백달러를 넘는다"고 말한다.

99년 미국에서 발행된 쿠폰량은 총 2천8백80억장.실제 사용되는 쿠폰도 월평균 가구당 4장에 이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구당 쿠폰 사용량은 월 0.25장으로 미국의 1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쿠폰시장 규모는 쿠폰수수료 광고비 발행비 등을 합하면 7조6천7백억원(99년 기준)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