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이 대우자동차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분명한 의사결정을 못하고 있는 GM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자 매각작업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수순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 포드에 이어 GM마저 인수포기 의사를 공식화하게 되면 정부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게 뻔해 지금부터라도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지금으로선 GM의 대우차 인수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GM이 자본제휴사인 피아트를 의식해 폴란드공장 인수의사는 철회했지만 국내의 창원 및 부평공장과 인도공장 등에는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우차 인수 작업을 주도해온 GM의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외에 최근 들어 유럽지역본부와 북미지역본부도 대우차 인수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GM을 ''압박''해가는 한편으로 대우차 국내외 공장에 대한 분할매각 방안을 병행 추진,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GM이 필요에 따라 몇몇 공장을 분할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놓는 경우도 협상에 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앞으로 GM측이 대우차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 가급적 법적 구속력이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포드와의 협상에서와 같은 실패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외 다른 자동차 메이커가 GM에 앞서 해외공장 등에 대한 인수의사를 밝힐 때도 GM과 사전 동의를 전제로 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대우차가 어떤 방향으로 처리되더라도 15개의 해외 생산공장과 31개 해외판매법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청산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서앤더슨컨설팅의 보고서에도 해외현지법인중 3분의1 정도만 독자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우차는 국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데 이어 해외 생산공장 및 판매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해외 공장과 법인의 사업성을 고려해 회생 또는 매각의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현재 정부와는 정리방안 등에 대해 협의를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15개 해외 생산공장 가운데 6개가 있는 동유럽권은 생산기지를 전부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판단 아래 일부 생산법인만 정리키로 했다.

폴란드 상용차법인인 DMP는 지난해말부터 폴란드 정부가 추천한 현지기업 폴모트(POLMOT)를 비롯 몇개 업체와 매각협상을 진행중이며 폴모트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자동차는 8일 부평 군산 창원등 전 공장이 완전 정상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창원공장(마티즈)의 경우 노조가 사측의 부평공장 생산직에 대한 정리해고에 반발,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근무시간 이후의 잔업도 거부해 왔지만,이를 철회하고 이날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군산공장(레조.누비라)도 이날 정상 가동됐다.

김수언·강동균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