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또 하나의 디지털 충격이 있다.

바로 TV세대와 네트세대의 갈등이다.

네트세대는 1977년 이후에 태어난 학생층으로 이젠 40,50대가 된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들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인구의 반이상을 이들 두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가 주로 TV를 보고 자라난 TV세대인데 반해 후자는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네트세대라는 점이다.

이들 두 세대는 속성이 전혀 다른 TV와 인터넷의 특성을 그들 가치관과 인생관에 갖고 있다.

TV를 흔히 ''바보 상자''라고 한다.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프로그램을 시청자는 수동적으로 보고 즐기기만 한다.

많은 정보를 얻기는 하지만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인터넷은 하나의 사이버 세상이고 운동장이자 교육 현장이다.

지구촌 네트워크에 들어간 네트세대는 엄청난 정보의 보고를 빛의 속도로 헤치고 다니며, 자기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고 선택하며 판단한다.

친구와 채팅을 하다가도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하버드대에서 루브르박물관까지 단숨에 다녀온다.

또 이들은 인터넷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친구를 사귀며 많은 가상체험을 한다.

이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인종 성별 문화적 장벽을 뛰어 넘어 진정한 의미의 지구인으로서 독특한 자기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간다.

지금까지 네트세대는 가정에서 ''TV세대 부모''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그러나 지금 대학 3,4학년생인 네트세대 1기가 내년부터 노동시장에 들어가면 이제부터는''TV세대 상사''들과 갈등을 빚을 것이다.

직장에서 중견관리자가 된 TV세대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얻은 상당한 정보와 지식의 우위 덕분이다.

바로 여기에서 권위가 나오고 부하직원에 대한 지시에 힘이 실린다.

그러나 네트세대 신입사원의 ''사이버'' 정보수집 능력은 TV세대 관리자의 ''경험적''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많이 아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핀란드에서는 인터넷에 뛰어난 학생들이 교사요원을 가르치고,이 선생들이 다시 전국의 일반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따라서 TV세대 관리자의 정보우위가 무너지면 과거와 같이 권위에 의한 일방적 지시로 네트세대 신입사원을 다룰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앞으로 두드러질 여성네트세대의 활약이다.

상대의 성을 구별할 수 없는 사이버세계에서는 여학생이 현실세계보다 훨씬 자유롭게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디지털경제학자인 탭 스콧(Tap scott)에 의하면 네트세대의 이같은 특성 때문에 직장에서 TV세대 관리자와 네가지 유형의 관계가 형성된다.

첫째, 우호적인 TV세대 관리자 아래서 네트세대가 직장에서 능력을 잘 발휘하는 이상형.

둘째가 네트세대는 열심히 새로운 방법으로 해보려고 하는데 TV세대가 이를 곱게 보지 않는 갈등형.

셋째는 비우호적인 TV세대 관리자 아래에서 네트세대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냉전형.

마지막이 상사는 우호적인데 네트세대가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평화공존형이 있다.

그런데 앞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갈등형이 아니라 평화공존형과 냉전형이다.

오히려 갈등형은 잘못이 노출되지만 앞의 두 유형은 최고경영자가 문제조차 인지 못하고 우수한 네트세대를 사장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에 앉은 뛰어난 산업노동자가 회사에 기여하는 일은 기껏해야 생산성 향상이었다.

하지만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우수한 지식노동자는 기업의 운명 자체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식노동자는 과거와 같이 비용절감을 위해 쉽게 자를 수 있는 비용의 개념이 아닌, 새로운 ''지적 자산''으로 귀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따라서 기업은 곧 사회로 나올,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신종 신입사원''인 네트세대를 끌어들여 어떻게 창조적 지식노동자로 잘 활용할 것인가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syahn@ccs.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