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폭락, 올 개장일 이래 최저를 기록하며 미국 경기 둔화를 실감케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가 주가에 반영되고 하락한 주가가 다시 부(負)의 자산효과를 통해 경기에 되먹임되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20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400을 무너뜨리며 107.03포인트, 4.41%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2,318.35로 장을 마감, 지난 2일 개장일 종가 2,291.86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장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한 채 하락반전, 68.94포인트, 0.64% 낮은 10,730.88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78.94로 22.59포인트, 1.74%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인텔이 비용절감에 나선다는 보도와 함께 반도체, PC 등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이 지난 금요일의 기술주 투매 분위기를 연장했다.

인텔은 올해 CPU 수요 둔화에 대응, 수억달러를 절감하기 위해 불가결한 자리만 충원하고 재량적 경비를 삭감하며 간부의 급여를 오는 10월까지 동결키로 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CSFB는 통신장비용 반도체업체 PMC시에라와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스의 투자등급을 낮췄다. 지난 3주새 반도체산업 환경이 악화됐다는 설명이었다.

SSB의 반도체 부문 애널리스트 조나단 조셉도 나서 "반도체가 사상 가장 급한 내리막을 걷고 있다"며 "반도체경기가 하반기에 회복되리라는 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같은 증권사의 리처드 가드너는 PC주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인텔 주가가 8.6%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45% 곤두박질쳤다. IBM, 휴렛 팩커드, 델 컴퓨터 등 거래소와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컴퓨터주는 각각 3.0%, 7.9%, 6.4% 하락했다.

나스닥의 통신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와 지난 목요일 장 마감후 실적부진을 경고한 노텔 네트웍스, 그리고 JDS 유니페이스 등 주가는 각각 7.8%, 5.7%, 4.2%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등 소프트웨어 업체도 하락했다.

금융주도 하락세에 휩쓸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주가가 5% 안팎 내렸다.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분기 하향수정한 실적전망을 충족한 월마트와 홈 디포 등 유통주가 받쳤다. 월마트는 지난 분기 4.5% 증가한 주당 45센트의 순이익을 내놓고 2.0% 상승했다. 홈 디포는 순이익이 예상됐던 주당 2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2.5% 올랐다. 두 업체 모두 이번 분기 월가에서 기대한 만큼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밖에 필립 모리스, P&G, 콜게이트 파몰리브 등 소비재와 존슨&존슨, 쉐링 등 의약주가 올랐다. 운송, 유틸리티 등 업종은 강보합을, 에너지주는 약보합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