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인수 <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isp@lawyers.co.kr >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루기 힘들다고 느끼는 일들이 많다.

여러 가지 기행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달마 대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은 "참선중 졸릴 때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이라고 하면서 그 눈꺼풀을 잘라냄으로써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달마도''에서와 같이 커다랗게 부릅뜬 눈이 되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돈이야말로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한다.

벌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누구나 쉽게 버는 것이 아니다.

움켜쥐고 산다고 해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으니 이 또한 어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자식 키우는 일 역시 어렵다.

''세상이 달라져 그렇지''하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심할 정도로 자식이 추구하는 삶이 부모의 삶의 형태나 사고방식에 비춰 매우 다를 때 충격과 좌절은 크다.

하지만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은 자신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마음''이라는 것은 형태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하다.

그 크기와 폭이 때로는 밴댕이 속과 같이 좁다가도,어느 때는 봉황이 큰 날개를 펴서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가듯 만물을 감싸안을 수도 있으니 어찌 다루기 쉽다고 할 수 있을까.

마음은 또 같은 사물이라도 달리 보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물질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마음이 넉넉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행복하게 생각한다.

이에 반해 어떤 사람은 오히려 많이 가져도 마음이 늘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니 이러한 마음이야말로 가장 다루기 힘들다.

악성(樂聖) 베토벤이나 얼마전 타계한 운보 김기창 선생도 모두 귀머거리였으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기에 수많은 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고 우리 산수화에 큰 획을 긋는 많은 걸작들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보통사람 우리네는 눈과 귀가 멀쩡한 데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왜곡과 편견,불평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우리는 언제쯤 마음을 제대로 다스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