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thkim49@mpb.go.kr >

강에 물이 차 있을 때 강은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야경에 곱게 물든 강은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강에서 물이 빠지면 그동안 물에 가리웠던 온갖 추한 오물이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낭만의 대상이 아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증시에 돈이 차 있을 때 기업은 쉽게 자금을 구할 수 있고 투자자들도 재산이 솔솔 늘어나는 재미로 세상 살맛을 느낀다.

그러나 증시에서 돈이 빠지면 그동안 묻혀있던 각종 문제가 표출되어 사회를 어둡게 만든다.

이처럼 강에는 항상 물이 흘러야 하듯이 증시에도 항상 돈이 흘러야 한다.

지난 한 해 끝없이 추락하던 주가가 올해들어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증시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

외국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개인투자자들도 증시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할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다만 분명한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심리가 제거되면 주가는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불안심리 제거를 위한 유일한 해법은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은 고통분담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악착같이 제몫만 챙기려는 집단이기주의가 만연돼 공멸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 IMF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업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은행 빚을 갚아야 하고,은행은 건실한 기업을 찾아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노조는 감량경영과 구조조정에 동의해야 하고,정치권도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경제난을 극복하고 21세기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눈이 많이 내렸다.

이 눈이 녹아 강으로 흘러들어 일년내내 강이 마르지 않을 것 같다.

증시에도 연초부터 돈이 흘러들어 오고 있어 때이르게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반토막난 주가가 회복돼 투자자들의 텅빈 가슴을 가득 채워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