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 렘퍼러 <프랭클린 템플턴 투신운용 사장 >

"한국 간접투자 시장에 중장기 및 분산 투자의 새바람을 불어넣겠습니다"

한국에서 제1호 외국계 투신운용사로 태어난 프랭클린 템플턴 투신운용의 더글라스 렘퍼러 신임 사장이 밝히는 각오다.

미국 굴지의 투자그룹인 프랭클린 템플턴은 당초 한국의 굿모닝증권과 합작해 한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지분 1백%의 외국계 투신운용사로 새출발했다.

렘퍼러 사장이 새 사령탑을 맡은 것은 지난해 11월.

그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본사의 운용 기법과 상품개발 노하를 한국에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간접투자시장의 시스템이나 투신사및 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 행태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의 간접투자시장과 상품,관련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은 크게 두가지 때문이다.

채권가격이 시장가치대로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데다 주식시장이 극심하리만치 요동쳐온 탓이다.

투자 대상인 한국의 상장사들도 그동안 부채에 의존한 경영에 치중해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시장 혼란을 초래했다.

다행히 싯가평가제가 도입되고 상장사들도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에 1~2년정도 단기 투자하는 간접투자자들의 투자문화에 대한 견해는.

"한국시장은 단기적인 투자가 주류를 이뤄왔다.

단기투자는 자연스레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상품을 양산했고 투신사나 자산운용사가 무리한 수익률 게임을 벌이도록 부추겼다.

한 두가지 상품에 몰아 투자하는 잘못된 관행도 낳았다.

지난 98년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러시아채권 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 펀드는 러시아의 모라토리움 선언과 함께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

-한국 투자자들의 단기투자 관행을 변화시키고 새바람을 불어넣을 전략은 무엇인가.

"프랭클린 템플턴이 전세계 시장에서 추구해온 투자철학은 분산투자와 중장기 투자로 고객에게 최대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미국에선 간접투자 기간이 보통 5~10년에 달한다.

노후대책,자녀결혼자금 마련 등을 위해 오랜 세월을 두고 투자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투자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적립식 주식펀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일정 금액을 저축하듯이 투자해 시장 변동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손익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안정투자 상품이다.

장기간 투자하면 복리 효과까지 나 자산 증식에 효과적일 것이다"

-분산투자란 어떤 것인지.

"지금까지 한국 투자자들은 한국이라는 단일 시장에만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키기가 여의치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뮤추얼펀드를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오는 3월 미국 본사의 테크놀러지 펀드(전세계 첨단 바이오주에 투자)와 미국 에쿼티 펀드(미국 주식에 투자)를 판매할 계획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