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행진과 함께 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잇따라 인하함에 따라 증시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채권수익률이나 은행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시중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증시에 몰려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정기예금금리(1년 기준)가 연 5%대로 떨어질 경우 그동안 눈치만 보던 은행자금중 상당액이 증시로의 이동을 본격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오는 30일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다음달 8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각각 금리인하를 결정할 경우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린다고 은행에서 자금이 당장 이탈해 증시로 옮겨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은행예금을 찾는 사람들의 경우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 수신금리 인하가 계속된 이달의 경우 지난 18일까지 은행실세총예금은 7조1천5백45억원이나 늘었다.

작년 동기 증가액(6조5천4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투신사 수탁고는 MMF만 8조원 가량 증가했을 뿐 주식에 직접 투입될 수 있는 주식형 및 혼합형 펀드는 오히려 줄었다.

특히 인하된 은행금리는 신규예금부터 적용된다.

이미 정기예금에 가입한 사람은 가입 당시의 금리를 만기 때까지 적용받는다.

만기가 돼서야 자금이동을 고려할 것이란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들어 개인예금이 당장 증시로 이동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리인하 추세가 지속되면 자금이동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법인과 기관자금은 경우가 다르다.

일정한 금리를 받지 못하면 역마진이 난다.

따라서 수신금리에 민감하다.

일부 법인이나 기관의 경우 은행들과 네고(협상)를 해 적정 수준의 금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자금을 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법인의 경우 연 7% 이하, 개인의 경우 연 6% 이하가 되면 자금이동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대상은 증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금리인하가 중.장기적으론 증시의 아랫목을 데울 ''군불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