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등 정보기술(IT)을 통해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기법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한양대 의대 김선일 교수팀과 유상우 버추얼메디 사장(전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은 최근 각각 가상현실과 동영상을 적용한 정신질환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치료법은 특히 집단으로 이뤄지는 인지행동 치료를 보완하는데 사용될 전망이다.

유상우 버추얼메디 사장은 "IT치료는 시간,장소의 제약을 받지않고 비용이 저렴하며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 통한 치료=한양대 의대 김선일 교수팀은 최근 가상현실을 이용한 대인공포증 치료법을 개발했다.

대인공포증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두려워해 사람과의 만남을 피하는 증상.

김 교수팀은 환자가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HMD)를 통해 가상 그래픽을 보면서 두려운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배울 수 있게 했다.

가상환경은 환자가 8명의 가상인물이 앉아있는 교실에서 발표하는 내용으로 설정했다.

각 가상인물은 환자의 발표 상태에 따라 하품을 하거나 박수를 치는 등 여러가지 반응을 보인다.

환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김 교수팀은 이미 고소공포 운전공포증 치료법을 개발,인제대 백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앞으로 비행공포증 치료법도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한 치료=김 교수팀은 신체반응을 정보기기에 전달하는 바이오피드백을 통한 집중력 향상법도 개발 중이다.

이 치료법은 사람이 집중할 때 뇌에서 β(베타)파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이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컴퓨터와 연결된 뇌파측정기를 개발했다.

환자의 머리에 부착되는 이 측정기는 환자의 집중력이 높아져 β파가 증가할 때마다 이를 감지,특정 신호를 PC로 전송하게 된다.

연구팀은 신호가 전송되면 PC화면에 뜬 로봇 등의 물체가 움직이도록 했다.

김 교수는 "병적으로 주의력이 산만한 어린이들은 움직이는 로봇 등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β파를 증가시키는 훈련을 반복하면서 차츰 주의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동영상프로그램에 의한 치료=버추얼메디는 동영상을 통한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DVD(디지털다기능디스크)형태로 개발,오는 3월 출시할 예정이다.

공황장애란 강렬한 공포를 느낄 때만 일어나는 발작현상이 특정조건 아래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유 사장은 치료내용을 5단계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환자가 반복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기적으로 간단한 테스트를 치러 의사가 치료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