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멋을 가득 풍기는 우리 옷과 함께 하면 설날 나들이길이 한결 행복해진다.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씨는 최근 유행하는 한복 경향에 대해 "점점 우리 본래의 모양새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고리 길이가 가슴 아래선까지 길어지고 동정은 보다 두꺼워졌다.

반면 깃과 배래선은 좁아졌고 고름은 짧아졌다.

치마는 부풀려 화려하게 입기보다 아래로 떨어지는 소박한 모양새가 인기다.

색상은 감 쪽 양파 등의 천연재료를 물들여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색상이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

작년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금박 장식과 빨강 노랑 등의 화려한 원색도 한층 더 사랑받을 전망이다.

원단은 전통적 소재인 손명주 양단 공단 등이 많이 팔린다.

한때 사철깨끼나 노방 등 잠자리 날개 같은 얇은 원단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한복 소재가 인기다.

체형에 맞는 옷색깔 선택도 유행경향 파악만큼이나 중요하다.

박씨는 "우리옷을 입을 때는 유행도 중요하지만 계절과 나이,때와 장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체형에 어울리는 옷색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자에게 맞는 색상과 디자인을 잘 맞춰 입어야 한복 특유의 우아함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동양적인 체형

달걀형 얼굴에 중간 키,둥근 어깨선을 갖고 있는 한국적 체형의 여성에게는 어떤 색상과 디자인도 잘 어울린다.

다만 통통한 체형이 마음에 걸린다면 색상선택으로 날씬해 보일 수 있다.

먼저 저고리 색을 짙은 것을 고른다.

소매끝과 깃,섶에 다른 색을 댄 삼회장 저고리나 반회장 저고리를 입어도 훨씬 날씬해 보인다.

반면 무늬가 많은 것은 답답해 보일 수 있으므로 포인트 무늬 정도가 적당하다.

피부색이 까만 사람은 너무 밝은 색은 피해야 한다.

밝은 컬러를 입으면 피부가 더욱 검게 보이기 때문이다.

단색으로 된 짙은 원색 한복을 입는 것이 깔끔하고 정갈해 보인다.


<>서구적인 체형

키가 크고 날씬한 서구적인 체형의 여성에게는 대담한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큰 꽃무늬나 가로문양,화려한 금박자수를 놓은 한복을 한번 입어보자.

이 체형은 또 남보다 가늘고 긴 목을 가졌기때문에 깃을 약간 짧게 단아한 목선의 아름다움을 살려주는게 좋다.

너무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라 고민이라면 저고리보다는 치마를 강조해 시선을 아래쪽으로 이끌어 낸다.

치마폭을 넓게하고 주름을 촘촘히 잡아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고 저고리 길이도 약간 길게 낸다.

품이나 진동 소매너비도 꽉 끼기 보다는 넉넉하게 맞춰준다.

상하를 다르게 배색하는 것도 키가 작아보이는 방법이다.

당의를 입는 것도 추천한다.


<>키가 작고 통통한 체형

치마와 저고리를 같은 색 계열로 통일하고 잔잔한 무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원칙.

길이는 저고리는 약간 짧게 치마는 되도록 길게 입는다.

치마색은 남색이나 진한 자주빛이 무난하고 저고리는 동색계열로 색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또 어깨가 넓거나 올라갔다면 저고리의 진동선을 고대쪽으로 좁혀주고 회장저고리를 입거나 조끼 마고자를 입는다.

이처럼 한 겹 더 겹쳐입으면 어깨선이 좁아보인다.

얼굴이 각진 사람은 깃을 둥글게 굴려주고 넓이를 넓게 해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를 살려줄 것을 권한다.


<>커플의 한복고르기

신랑은 크고 신부는 작아 키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은 컬러를 고를 때 주의한다.

여자의 한복은 단순한 디자인에 밝은 색을 선택하고 저고리의 길이를 짧게해 하체가 길어보이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신랑은 짙은 색을 입는다.

아래 위를 다른 색으로 배색해서 키가 작아보이게 연출한다.

반대로 신부가 크고 신랑이 작을 경우에는 남자가 실제보다 더 작고 왜소해 보인다.

단순한 디자인에 짙은 색상의 한복을 선택하고 세로문양보다는 가로문양을 택한다면 어느 정도 단점을 숨길 수 있다.

또 저고리는 길게 치마는 짧게 아래위 다른 색상으로 배색한다.

신랑은 밝은 컬러의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한복을 입으면 키가 커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도움말=박술녀 한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