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봉은사 옆에 있는 스토리지와 서버 전문개발업체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대표 장갑석) 본사를 찾았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스토리지 개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코스닥 등록업체다.

지난해에는 4백20억원의 매출을 기록,전년 대비 65%나 늘어나는등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이기도한 장갑석(35)사장은 인터뷰를 극구 사양,언론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다.

"아직까지 사람들 앞에 얼굴을 내비칠 만큼 회사를 키우지 못 했습니다. "성공스토리"라는 말은 저에게 맞지 않아요"라는 게 그의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장 사장과 시간 약속을 얻어내고 본사 현관에 들어서자 토끼를 키우는 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유니와이드를 찾는 외국 바이어들을 반기고 직원들의 정서를 가꿔주기 위한 것"이라고 장 사장은 설명했다.

그의 세심한 경영방침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쑥스럽지만 정말 일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려워 개인적인 모임이나 협회에 거의 못 나갔다"는 장 사장은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조용한 성격도 미미한 대외활동의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무실 옆에 정원을 직접 가꾸고 쇼팽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하지만 얌전하지만은 않다는 게 직원들의 귀띔이다.

한 번 일을 시작하고 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는 것.이공계 출신이 아닌 그가 컴퓨터를 배운 과정이 바로 그랬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몸담았던 네트워크업체의 건물 지하엔 사우나가 있었죠.새벽 5시에 문을 열었는데 5개월 동안 전날 밤부터 그 시간까지 밤을 꼬박 새며 컴퓨터 공부를 했습니다"

골초였던 그가 지난해부터 담배를 딱 끊어버린 것도 좋은 예다.

요즘에도 개발 프로젝트가 걸리면 하루이틀 밤 새는 것은 보통.불모지였던 스토리지 분야를 개척하기로 결정한 데도 그의 이런 근성이 한 몫했다.

"사업을 시작했던 90년대초에는 스토리지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었죠.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오기가 더 나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장 사장의 개발 전략은 간단했다.

우수한 인력들은 모으고 필요한 기술은 최대한 받아들인다는 것.현재 유니와이드 전체 직원 3백여명 가운데 80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연구인력의 80%정도는 삼성 LG 등 대기업 출신의 엘리트 엔지니어.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도 꾸준히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술력을 높여왔다.

"벤처기업은 세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제품을 유통만시키는 업체 둘째는 부품 등을 조립해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 그리고 마지막은 원천 기술을 갖고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라는 장 사장은 유니와이드의 비전은 바로 세번 째라고 밝혔다.

"유니와이드는 이를위해 원천기술 개발에 모든 것을 걸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니와이드는 "최대"가 아닌 "최고"의 회사로 만들어낼 것 입니다"

장 사장은 최근 다시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신제품 개발.""유니스테이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오는 3월께면 가정용 스토리지와 서버가 내장된 일체형 PC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일본 대만 등지에서 7백50만달러 어치의 수출 수주를 확보해 올해는 7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그의 목표가 이번에도 이뤄질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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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