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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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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TV의 월화드라마 ''아줌마''가 장안의 화제다.

    아줌마들은 물론 극중 주요배경인 교수 사회의 관심까지 끌면서 시청률 1위에 도전한다고 한다.

    ''아줌마''의 내용은 단순하다.

    주인공 오삼숙이 하늘처럼 알던 오빠친구 장진구와 결혼한 뒤 고졸이라는 이유로 남편과 시댁식구한테 온갖 구박을 받다 마침내 홀로서기를 결심한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는 그러나 아줌마의 변신에만 있는 것같지 않다.

    그보다는 지식인사회로 대표되는 우리사회의 ''체하는'' 부류들의 허위의식에 대한 풍자가 더 큰몫을 차지하는 듯 보인다.

    삼숙을 배운 것 없다고 업신여기는 주변인물들은 하나같이 속물이다.

    남편은 돈으로 교수자리를 사고, 오빠는 역서를 저서로 둔갑시키고, 스승은 자기까지 말려들까 제자의 비리를 적당히 눈감는 등 어디선가 많이 보고 들은 얘기들이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리얼하게 드러난다.

    또 있는대로 잘난체 하다 아쉬운 지경에 빠지면 싹싹 빌거나 양심선언등으로 돌파하려는, 일을 저질러놓곤 아내가 해결해주기를 바라는,아내와 애인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남자의 비겁한 일면을 보여준다.

    삼숙의 오빠 오일권 교수의 책 표절시비가 문제가 된 8일 방영분에서 일권의 아내가 내뱉는 말은 충격적이다. 스승에게 뭐라고 했기에 일이 무마됐는지를 묻는 남편에게 아내는 담담하게 대답한다.

    "뭐라고 한 건 없어.백 교수가 제풀에 겁을 먹은 거지.그 양반도 모든 걸 관행대로 해온 사람인데, 겁이 왜 안나겠어.잠시 시끄러운 것도 곧 잊혀질거야.우리나라 사람들 곧 죽일 것같이 굴다가 어느새 잊어버리잖아"

    드라마는 세태를 반영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속 등장인물의 대사나 행동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현실의 어두운 통로를 지난다.

    ''아줌마''의 인기엔 돈과 지위때문에 남편의 부정을 참는 올케에게 "나는 언니처럼 안살아"라고 말하는 삼숙의 용기에 동조하는 아줌마들 힘이 클 것이다.

    그러나 "잘못했으면 벌 받아야지.단단히 받아서 인생관을 바꿔야지"에 맞장구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무시못할 요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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