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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KE 2000] (기조연설) 벤처 서식하는 'IT 생태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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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문 < 암벡스그룹 회장 >

    원하는 것을 성취하려는 불타는 의지, 강한 추진력 등이 벤처기업인들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 세상을 살려면 어떤 상대와도 대결하겠다는 공격정신이 필요하다.

    나는 지옥에 갔다 돌아온 사나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죽을 고생을 했다.

    내가 실패와 좌절을 통해 얻은 교훈은 두 가지다.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판단력과 현실을 꿰뚫어 보는 차가운 눈초리.

    성공한 벤처인들을 돌아보면 누구나 큰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fight it through(싸워서 쟁취해라)"를 마음속에 간직한 채 위기를 맞아들였다.

    위기 속에 기회는 있다.

    수익모델의 부재와 자금난으로 고사 직전에 처한 닷컴 기업들, 벤처인 관련 금융사고 등으로 한국의 벤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속에서 벤처인들은 기회를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고 모두들 법석을 떠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위기때 위기를 제대로 탐지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위기''인 것이다.

    아직 경제 위기가 아닌데 냄비속에 뭔가가 끓듯 사회 모든 분야에서 위기론을 동시다발적으로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다만 경제 사정이 나빠졌고 어렵게 됐을 뿐이다.

    아직 경제 위기는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인은 국민을 납득시키고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인은 기업가인 동시에 사회를 개혁하는 선봉자요 혁명가다.

    정보의 자유 유통을 기본 정신으로 삼는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흐름은 정부도 막지 못한다.

    정보기술(IT)쪽에 몸담은 사람들은 사회를 변혁시키는 사명가다.

    인터넷만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벤처기업의 현실은 열악하다.

    특히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또 기존의 인력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흔히 우리는 중국이 가난하고 인구만 많다고 폄하한다.

    그러나 중국의 참모습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대부분 기술 분야와 관련이 많다.

    단적인 예로 장쩌민 국가주석은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리펑 전 전인대 의장도 수력발전소 엔지니어 출신이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인구의 50% 이상이 문맹인 후진국이지만 인도는 매년 20만명씩 전문엔지니어를 양성해 낸다.

    한국벤처는 아직 출시버전인 1.0에 못미치는 버전 0.9에 머무르고 있다.

    물밑협상, 인정주의, 눈먼자본 및 투자, 비전문 경영가 등 전근대적인 경영 패러다임이 판을 치고 있다.

    표준 버전인 1.0을 지나 선진국 수준인 2.0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때 제일 중요한 개념이 바로 생태계(habitat)다.

    포도주는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좋은 제품이 생산된다.

    한국에서는 양질의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토질과 기후 등 자연환경이 중요하다.

    생태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IT가 잘살 수 있는 생태계는 뭔가.

    기업가 정신과 필요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다.

    판매처가 어디고 어떤 부가가치가 첨가돼야 하며 인력을 어디에 배치하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또 투자자를 보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책임과 투명성 및 공개를 바탕으로 주주를 보호해야 한다.

    회사는 주주의 소유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것이다.

    이사회에서 사장의 독자 경영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벤처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실전에 강한 전문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아울러 정책입안자 및 집행자들도 해외 경쟁국을 벤치마크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이 뭔지, 산업 재편과 구조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계는 ''매력의 시대''다.

    이제부터 매력이 있는 곳에 투자는 들어온다.

    투자자들에게 일본 싱가포르 홍콩을 제치고 한국을 선택하게 하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한국인만의 지혜에 보다 나은 제품을 창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결부시켜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만 벤처를 해보았자 성장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마켓에 벤처기업이 나갈 수 있도록 벤처캐피털이나 컨설팅 회사 등이 이끌어 줘야 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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