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전제로 미국 투자업체들로부터 2001년말까지 모두 10억달러(1조2천억원)규모의 외자를 유치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와 관련,미국을 방문중인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은 미국 투자회사인 더블유 엘 로스(WL ROSS)의 윌버 엘 로스 주니어 회장과 만나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더블유 엘 로스는 뉴욕 도쿄 서울에 지사를 둔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98년 한라그룹의 구조조정과 올해 태평양생명 인수 등을 통해 2조원 정도를 국내에 투자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더블유 엘 로스를 포함한 미국 투자사들이 내년 1월까지 한국IMT-2000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내년말까지 단계적으로 10억달러 규모의 투자자금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1차로 투자받게 될 1천억여원중 4백억원은 한국IMT-2000의 초기자본금(지분 20%)으로,나머지는 출연금으로 쓰이게 된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이번 외자유치는 동기식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권을 따냈을 경우 향후 3년간 출연금과 투자 및 운영비로 모두 2조7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며 이중 1조원 이상은 외자유치로 충당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더블유 엘 로스는 세계적인 이동통신 사업자와 국내 기업을 사업파트너로 추가 영입,한국IMT-2000에 대한 투자 컨소시엄을 곧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로통신은 또 이번 외자유치와 함께 일본 히타치 및 미국 퀄컴,영국 EMI 등과 2001년말 동기식 IMT-2000 조기 상용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및 단말기 개발 분야에서 공동 협력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히타치와는 내년 상반기까지 "IMT-2000 서울 트라이얼"이라 불리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기반의 동기식 IMT-2000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퀄컴으로부터는 IMT-2000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동기식 칩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 영국의 음반회사인 EMI에서는 음악과 오락분야 콘텐츠를 제공받을 계획이다.

한편 한국IMT-2000이 지난달 24일부터 12월2일까지 실시한 컨소시엄 참여사 공개모집에서는 1천여개 중소·벤처기업이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