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자의 철학과 경험을 CI(기업 이미지통합)에 반영한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독특한 벤처문화를 형성해 온 미국의 벤처 창업자들은 자신의 철학과 의지를 자사 CI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경영철학을 기업 CI에 도입함으로써 내부 역량을 결집하고 대외적으로는 높은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야후 등 세계 굴지의 IT(정보기술)업체들이 이런 창업자의 벤처정신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창업자가 직접 사명을 고안하고 자사의 CI를 발전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 82년 안드레아 벡톨샤임,비노 코슬러,빌 조이 등 스탠퍼드 대학원 출신의 20대 젊은이 3명이 컴퓨터회사를 창업했다.

이들이 선택한 회사명은 ''선(SUN)''.

자신의 모교 네트워크를 뜻하는 ''Stanford University Network''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들은 자사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중형컴퓨터에 ''태양''을 의미하는 ''솔라리스''를,또 다른 기종에 ''섬광''을 뜻하는 ''스파크''란 제품명을 붙였다.

이 회사는 창업 6년만에 매출액 10억달러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으며 현재까지 전세계 유닉스 서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강력한 ''뉴미디어''로 급부상하고 있는 야후는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가 지난 95년 설립한 인터넷회사.

이들은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야만인을 자사 CI에 도입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야후''란 캐릭터가 가공의 세계를 현실과 연결해 준 것처럼 벤처기업 ''야후''도 인터넷 세상을 인간에게 소개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창업 5년만에 이 회사는 시장가치 2백억달러,브랜드 가치만도 63억달러에 이르는 거대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이같이 창업자의 철학을 반영한 CI 도입사례가 국내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란 긴 이름 대신 ''안철수연구소''로 사명을 단순하게 바꾼 안철수 소장은 세계시장을 겨냥,기업 로고를 ''현대적으로'' 혁신했다.

기존 컴퓨터바이러스 외에도 PC보안이나 보안컨설팅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는 자사의 CI에 영어와 삼각형을 적절히 도입,종합적이고 글로벌한 의미를 부각시켰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