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대표 정문술)은 반도체장비 국산화의 개척자이자 미국 나스닥(NASDAQ)에 주식을 상장시킨 업체다.

한국의 여러 대기업이 문을 두드렸으나 실패했던 나스닥의 문을 여는 일을 진두지휘 했던 사람이 미래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권순도(43)이사다.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쌍용정유에서 17년간 일한 그는 주로 감사실에서 근무하며 경영관리 전반을 배웠다.

웬만한 중견기업의 CFO는 해외 경영학석사(MBA)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해외출장때도 고추장을 넣어갖고 다니는 순수 국내파.나스닥상장업무를 할 때는 한국인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 붙였다.

1999년 미래산업으로 옮겨올 때에는 경제위기 속에서 노사간에 의견차이가 생기고 노조가 막 결성된 때였다.

이때 노조를 만든 직원들을 한명씩 만나 소주잔을 밤새 기울이며 그들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노조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듣고 비전을 제시했다.

결국 노조는 자진 해산했다.

미래산업에 입사한뒤 눈코뜰 새 없이 보냈다.

사내 일부 부서를 분사시키고 일부 사업은 아웃소싱했다.

나스닥 상장을 하고 미국에서 주식예탁증서(ADR)1억2천만달러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멀티미디어 관련 계열사 설립과 시너지창출을 위한 업무지원까지 맡고 있다.

이렇게 바쁜 중에서도 그가 반드시 시간을 할애하는 부문이 있다.

회사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다.

앞으로 2~3년이 기업이 성장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서다.

미래산업의 이니셜인 M자를 바탕으로 하는 메카트로닉스와 멀티미디어를 두 축으로한 사업모델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이런 일을 추진하면서도 계열사들의 재무상황에 문제가 없도록 뒷받침하고 서로 협력하며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활동 무대를 마련해준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일터를 만들고 싶다"는 정문술 사장의 철학을 꽃피울 수 있도록 직원들의 맏형 역할을 하며 뛰고 있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