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 주력품인 64메가 D램 반도체의 국제 현물가격이 4달러이하로 추락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 싱크로너스 D램(PC100)가격은 6일 개당 3.85∼4.08달러로 지난 주말보다 약 5.64%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고성능인 PC133 싱크로너스 D램 가격도 3.9∼4.13달러로 11.76%나 폭락했다.

차세대 수출 주력품목인 1백28메가 싱크로너스 D램(PC100)은 10∼10.6달러로 지난 주말 가격을 유지했다.

성수기를 앞두고 64메가 D램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PC수요 정체로 반도체 공급과잉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대만 등 일부 반도체 메이커들이 재고 부담을 견디지 못해 현물시장에 저가로 물량을 쏟아내는 것도 가격하락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D램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 PC시장이 정체된데다 미세회로 기술의 적용으로 생산량은 늘어나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업계는 올해 PC시장 규모를 1억5천만대로 예상했으나 연말까지 실제 판매되는 PC판매규모는 1억3천만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D램 수요의 65%가량을 소화하는 PC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반도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들도 최근들어 D램가격회복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D램의 국제 현물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고정거래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수 밖에 없어 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4메가 D램 가격이 3달러 중반까지 추가로 떨어질 경우 일부 업체는 적자판매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가경쟁력이 취약한 일부 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물론 디지털 가전제품 확대 등으로 새로운 메모리 시장이 형성되고있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D램 가격하락은 PC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다"며 "내년 4월이후 수급이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