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되는 아파트의 모습은 단지내 외부공간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주차된 차량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단지내 도로, 놀이기구 서너개가 비좁게 자리한 놀이터의 황량함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수요자들의 입맞이 까다로워지면서 언제부턴가 아파트 단지내 외부공간은 아파트 선택의 필수요소가 됐다.

건설업체들도 내부 인테리어 못지않게 외부공간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이제는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 주차장은 지하로 =아파트 외부공간이 획기적인 탈바꿈을 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차장을 지하로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차별화된 휴게공간을 구밀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났다.

지하에 마련됐지만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잘 돼있다.

대형 채광창을 이용해 자연채광을 끌어들이고 CCTV를 이용해 방범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연결돼 있어 비가 오는 날에도 불편없이 집 문앞까지 갈 수 있다.

필로티공법을 이용해 1층을 기둥으로 처리하는 사례도 많이 늘었다.

비인기층인 1층을 없에고 대신 텃밭 공원이나 세차장 등 주민 편의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 단지내 중앙공원 =단지내 중앙공원 조성은 주로 전평형이 남향이거나 원형배치를 한 아파트에서 잘 나타난다.

단지 중심축에 넓은 광장을 조성해 주민들의 공동생활 공간으로 삼는 것이다.

LG건설이 수원 금곡동에 공급한 수원LG빌리지는 단지 중앙 2천여평 부지를 중앙광장으로 할애했다.

직경 60m 크기의 대형 분수공원도 조성했다.

분수 밑에는 삼색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돈암동 동부센트레빌과 종암동 SK아파트 등은 원형 단지 배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중앙광장을 조성한 사례다.

단지내 모든 가구에서 중앙광장을 조망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이나 주민들의 커뮤니티 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 테마공원 =건설회사들의 경쟁적으로 조성하면서 갖가지 컨셉트를 가진 테마공원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안양 비산동에 공급한 신평촌 삼성래미안 단지 곳곳에 12곳의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각각의 공원별로 청송주악(靑松奏樂) 명월만소(明月滿沼) 등 한자로 작명해 운치를 더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주공아파트는 한국의 궁궐 조경을 컨셉트로 삼아 테마공원을 만들고 있다.

경기도 파주 월드메르디앙은 프랑스풍으로 꾸몄다.

모네와 퐁네프정원을 비롯해 물의 정원, 바비큐정원 등을 조성하고 있다.

광주군 초월면 우림아파트는 기와지붕 정원과 초가지붕 정원,돌담,그네, 우물 등의 소재를 이용해 전통미를 부각한 테마공원을 만들었다.

<> 산책로, 조깅코스 =주로 단지 가장자리를 따라 마련된다.

자전거 전용도로 등을 조성하기도 한다.

차량은 단지내 전용출입구를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이나 소음 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조깅코스에는 운동시설을 곳곳에 마련하는게 일반적이다.

용인 수지2차 롯데 낙천대의 경우는 산책로를 따라 벗꽃터널 로즈가든 야생화정원 등의 쉼터를 연결했다.

<> 1층은 텃밭과 전용정원 =1층은 방범, 방음 등에 문제점이 많아 입주를 가장 꺼리는 층이다.

하지만 이제는 1층 입주자 전용 공간이 마련되면서 로열층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적게는 5평남짓에서 10평이 넘는 공간을 한 가구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어 단독주택에 사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아파트별로 개인 정원을 꾸미던가 텃밭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파라솔 등을 놓아 간단한 휴식공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전에 서울 목동 등의 아파트 주민들이 따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건립업체에서 조경을 해주는 추세다.

평수가 넓어지면서 분양가가 오히려 로열층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