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결코 본인 한 사람의 영광은 아니다.

항상 전쟁 위험이 존재하는 지역으로 인식돼온 한반도에서 평화정착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란 점에서 김 대통령의 수상은 특히 의미가 있다.

한국인으로 노벨상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그러지만,유일한 분단국가의 비극을 끝내려는 우리 모두의 간절한 염원과 노력에 대한 평가라고 본다면 남북으로 흩어진 7천만이 함께 기꺼워해야할 일이다.

우리는 그의 노벨상 수상이 남북관계 개선에 또하나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더욱 기대하는 바가 있다.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일부 보수층을 중심으로 비판적인 소리가 없지 않았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김대통령에게 상을 준 것이 그의 햇볕정책에 대한 세계적인 평가와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고 보면,이제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국론분열 현상은 근원적으로 불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대통령은 노벨상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는 등의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금융, 공기업등 4대부문 개혁을 집접 챙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다고 보지만 어쨌든 경제가 나아지지 못한데서 오는 국민들의 불만 또한 부인하지 못한다.

그동안의 국내정치 상황, 특히 악화일로를 치달아온 여야 관계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 역시 간과할 수준이 아닌 것 또한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일이 잘못되면 모든 것을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시각은 확실히 잘못된 것이지만 결과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이 대통령과 집권당에 돌아가는 것 또한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본질이지 상궤임은 분명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 김대통령의 어깨는 노벨상 수상과는 별개로 여전히 무겁다고 본다.

민주화를 이룩하고 대북정책에서도 새지평을 연 그가 경제와 국내정치에서도 평가받는 업적을 남기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