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용 <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wykwon@sdi.re.kr >

세계화 돌풍이 불어닥치면서 각국 도시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국적 자본과 투자유치를 위한 도시 마케팅 전략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기반시설의 완비 못지 않게 정직하고 친절한 시민의 행태가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이중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제일 먼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접촉하는 사람이 아마도 택시기사일 것이다.

시민대표로서 그 도시의 첫 인상을 좌우하며,무뚝뚝한 표정과 불친절한 서비스는 개인차원의 문제로 그칠 일이 아니다.

서양의 택시역사를 보면 17세기 전세마차(hackney)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에도 지저분한 좌석,거칠고 난폭한 마부,부정직한 요금을 지적하고 있다.

19세기 런던에선 이를 규제하기 위한 정기검사 및 면허제도,합승규정까지 법령으로 제정됐다.

하지만 승객입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역시 부당한 택시요금 문제다.

로마시대에도 다툼이 많았던지 일정거리마다 조약돌을 던지거나 눈금이 새겨진 촛불로 운행시간을 가늠했다.

중국 진나라에선 마차에서 매리(每里)마다 징이나 북을 쳐 요금을 측정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자동차는 유럽에서 먼저 출생하여 미국으로 입양됐다.

19세기말 독일에서는 벤츠와 같은 신형택시가 전세마차를 점차 몰아냈다.

1907년 뉴욕 맨해튼에서 바가지 요금을 쓴 ''알렌''이란 사람이 홧김에 거리측정기를 갖춘 회사를 설립하면서 오늘날 택시(taxicab)라는 새로운 호칭을 만들어냈다.

기실 택시미터의 어원은 프랑스이며 ''택시''는 요금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교통수단의 명칭은 아닌 셈이다.

초기에는 택시업자와 기사노조의 거센 반발이 있었으나 승객들은 속임수 방지장치를 당연히 환영했다.

''렌터카''로 잘 알려진 허츠(Hertz)는 택시서비스의 경영혁신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는 자동차판매업으로 큰 재미를 본 후 중고차를 활용해 택시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1차대전이후 시카고대학에 연구를 의뢰해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노란색 ''옐로캡''을 미국택시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유니폼 착용,요금인하,노사협력,정비전담팀이 그의 작품이다.

서울거리에서는 아직도 단거리 승차거부,난폭운전,복장불량은 물론 외국인에 대한 바가지 요금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엔 언어장벽을 해결하도록 통역서비스가 시행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따따블''의 횡포를 없애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택시의 도입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