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당신의 모닝파트너 황정민입니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듣는 그의 목소리는 상쾌하다.

아침부터 재잘대는 수다에 덜깬 잠이 싹 달아난다.

KBS 라디오 ''FM대행진(89.1㎒, 오전7~9시)''을 진행하고 있는 황정민(29) 아나운서.

방송가에서 톡톡 튀는 진행과 본의아닌 ''파격''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정작 본인은 "저 그렇게 당찬 성격 아니예요"라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라디오와 TV에 비친 모습은 분명 색다르다.

FM대행진은 황정민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

어려서는 소리지르는 것같다며 혼나고 방송국에서도 선배들에게 지적을 받았던 높은 톤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는 통통튀는 느낌이라 듣기 좋다는 평으로 바뀌었다.

"TV는 뉴스를 주로 맡았기 때문에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 기회가 없었어요. 하지만 라디오에서는 MC의 캐릭터가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전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 연인같은 느낌을 주려고 해요"

처음 라디오를 시작했을때는 TV에서 ''여러분''이라고 부르던 호칭을 ''당신''으로 바꾸는게 ''닭살''이 돋을 정도로 어색했지만 이제는 내일방송이 기다려질 정도로 라디오에 푹 빠졌다.

요즘은 ''뉴스 투데이'' ''시네마데이트'' ''가요@빅뱅'' 등 진행을 맡고 있는 TV프로그램에서도 톡톡튀는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얼마 전에는 ''뉴스 투데이''에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와서 방송가를 발칵 뒤집어놨다.

"제가 민소매 옷을 입었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젊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뉴스 투데이의 성격이 원래 소프트한 뉴스를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을 지향하는 만큼 앵커도 그 정도 시도는 무리 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반향은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어디 뉴스앵커가''에서부터 ''역시 황정민답다''까지 반응도 각각이었다.

네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어서 일주일에 3일은 아침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회사에서 보낸다.

어지간한 체력으로는 버티기 힘든 업무량이다.

그는 "30대의 건강은 20대의 운동이다"며 "평소 수영 헬스 등의 운동을 즐기는 편이라 체력에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기르기 위해 각종 단축 마라톤대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자신의 프로그램 이름중 두개나 ''데이트''가 들어가는데 정작 남자와의 데이트는 어떨까.

"여행 운동을 좋아하고 제가 존경할 수 있는 데가 한군데 이상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올해로 방송 경력 8년차.

그는 "이제 조금 방송의 맛을 알 것같다"며 "훌륭한 방송인보다는 방송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