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온통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8.15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 상봉일정이 17일로 끝났다.

18일엔 방문단들이 아침을 먹고 각자 서울과 평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분단 반세기만의 만남은 너무나 짧았다.

그러나 온세계가 주목한 이번 8.15 상봉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징표로, 향후 전개될 통일대장정의 성공적 출발로 평가된다.

<> 몇차례, 얼마나 만났나 =서울에 온 북측 방문단은 다섯 차례의 상봉기회를 가졌다.

15일 단체상봉에 이어 16∼17일 이틀에 걸쳐 2개조로 나눠 개별상봉 두 차례, 오찬 한 차례를 함께 했다.

지난 15일 만찬엔 남측 가족들도 참석하긴 했으나 같은 테이블에 앉지는 못했고 17일 환송만찬에도 가족들은 배제돼 공개된 장소에서 눈물의 이별만찬은 없었다.

평양에 간 남측 방문단도 지난 15일 단체상봉과 16∼17일 개별상봉 및 공동오찬 등 다섯 차례 상봉했다.

이번 상봉에서 북측 방문단 1백명은 5백명 가량의 남측 가족을 만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1차 개별상봉에서 북측 방문단은 4백93명의 남측 가족과 만났다고 한적은 밝혔다.

북측과의 합의로 이산가족 1명당 상봉 가족수를 5명으로 제한했으나 5백명을 채우지는 못했다.

지난 15일 단체상봉 때에도 5백명에 못미쳤다는게 한적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부 남측 가족들이 병환으로 앰뷸런스에 실려갔거나 상봉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또 평양을 방문한 남측 방문단은 17일 개별상봉에서 1백76명의 북측 가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적 관계자는 "북측 방문단이 과거에 비해 매우 부드럽고 운신의 폭도 넓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 향후 전망 =이번 방문단 교환의 가장 큰 의의는 민족의 숙원인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물꼬를 텄다는 점이다.

정부는 다음달 추석께 2차 방문단 교환을 실현하도록 추진중이며 10월에는 3차 방문단을 교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상봉은 여러가지 면에서 아쉬움도 남겼다.

상봉장소와 기회가 제한돼 있어 방문단이 병상의 노모를 찾아뵙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거나 5명의 가족 외에는 방문단을 만나지 못해 통곡하는 장면이 잇따랐다.

따라서 상봉횟수와 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넓은 장소에서의 단체상봉과 관람 등 전시성 일정 대신 상봉시간을 늘리고 가정방문 고향방문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상봉방식 개선에 관해 북측과 심도있게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오는 29∼31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장관급 회담과 다음달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적십자회담에서 이같은 문제가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또 면회소 상봉과 방문단 교환을 병행하는 방안도 이들 회담에서 논의된다.

이 관계자는 "고령 이산가족들이 함께 살도록 하는 방안과 광케이블을 통한 화상전화로 상봉하는 방안 등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비교적 손쉬운 서신교환문제도 이들 회담에서 논의될 공산이 크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