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라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가면서 업체간 ''소리없는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종이컵 라면은 지난해 8월 빙그레가 ''매운콩 종이컵''을 처음 선보인 뒤 동원산업이 뒤를 이을 때만 해도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 용기면의 시장규모가 봉지면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종이컵 제품 개발을 외면해 오던 업계 1위 농심과 한국야쿠르트도 각각 ''콩라면컵''과 ''푸짐한 왕컵''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가세,본격적인 주도권 잡기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종이컵 라면 시장이 확대될 경우 기존 용기면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광고도 자제하는 등 ''정중동(靜中動)''식 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용기면 시장의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 포장 제품을 위축시키고 싶지 않은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용기면 시장이 종이컵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농심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것 같다"며 "이들 업체간의 시장 선점 경쟁은 당분간 조용히 진행되겠지만 결정적인 때가 오면 불꽃 튀기는 양상으로 확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라면시장에서 용기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0% 이하에 머물렀으나 올들어서는 35%선까지 급속히 신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