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매도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이후 3일 연속 순매도세다.

다만 순매도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어든 탓인지 증권사 은행 보험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모처럼만에 순매수로 ''애국심''을 발휘했다.

투신사는 순매도했다.

어찌됐건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할 최대 요인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이다.

더 나아가서는 외국인이 주식을 판 자금을 달러로 바꿔서 국내 증시를 이탈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렇게 될 경우엔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다행히 대거 이탈하는 수준은 아니다.

최근 외국인 매매패턴은 미국 주가에 연동돼 있어 향 후 미국쪽 눈치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국내적으로 금융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해지고 현대그룹 문제가 시원스레 해결되지 않으면 외국인의 ''한국시장 기피증''이 더해질 것이란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외국인 순매도 줄어들었다=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달 25일 1천2백23억원,27일 9백27억원,28일 2천7백61억원에 비해 31일의 경우 3백44억원에 불과했다.

반도체경기정점 논란의 불똥을 맞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날 9만주(2백65억원)를 순매도하는데 그쳤다.

우려되는 점은 순매수대였던 27만∼28만원대에서도 외국인 매물이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일부 손절매(Stop-Loss)물량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동안 동조화를 보였던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전주말 약 3% 정도 반등,순매도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 순매수 추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종합주가지수가 출렁거렸기 때문에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은 다소 희망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이탈자금 2억달러 수준=지난 19일 이후 달러로 환전돼 국내 증시를 떠난 외국인 자금은 우려할 정도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상광 한국은행 외환수급팀장은 "지난 7월 한달 전체적으로는 외국인자금이 11억달러나 순유입됐고 19일 이후 28일까지는 2억달러 정도(2천1백억원)가 순유출됐다"고 전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 순매도금액이 5천1백57억원인데 비해 약 절반 정도가 국내 증시를 빠져나간 셈이다.

나머지는 국내에 대기했다가 저가 재매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팀장은 "대개 이탈한 순매도 자금도 일시적으로 빠져나간 후 단기자금으로 운용됐다가 다시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한켠에서 제기되는 동남아시장의 금융주나 부동산 관련주로의 이동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권지훈 이사는 "미국 뮤추얼펀드나 글로벌펀드 등에 대해 미국 현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삼성전자 등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시장이탈은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망=권 이사는 "미국시장 사정이야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며 "국내적으로 현대그룹 문제 등이라도 속시원히 해결돼야 그나마 외국인 투자심리를 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상담사협회의 최병화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등으로 적극적인 주가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주식을 분할한 후 주가가 더 올랐듯 삼성전자도 액면을 분할해야 일반투자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외국인매물을 받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