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상의 도매금융 전문인 외국계은행들의 철수가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소매금융에 진출한 HSBC(홍콩상하이은행)는 지점을 3곳이나 늘려 대조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수는 지난 98년말 52개에서 작년말 46개, 올해엔 44개로 줄었다.

올들어 캐나다로열은행과 파리바은행(BNP와 통합)이 철수한데 이어 연내 미주계 1곳이 더 철수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일본계 사쿠라 미쓰비시신탁 도카이 다이와은행, 미국계 BTC 네이션스 등 6곳이 철수했다.

이로써 지난 96년말 55개에 달했던 외은지점수는 98년까지는 2년간 3곳이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작년부터 1년6개월 사이에는 무려 9곳(철수예정 포함)이 감소하는 것이다.

외은지점이 급감하는 것은 모(母)은행들의 합병 등 불가피한 이유도 있지만 한국내 기업금융 영업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외은지점 관계자는 "지난해 대우사태 이후 많은 외국은행들이 본사 지침에 의해 기업에 신규 여신을 거의 주지 않고 있다"며 "대출 지급보증 같은 기업금융 업무로는 더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금융업무 외환딜링업무 등 다른 수익 기반을 찾지 못하는 소형 외은지점이 추가적으로 한국에서 철수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HSBC는 기존 4개 점포 외에 분당.방배.마포지점 신설을 금감원에서 인가받아 8∼10월중 차례로 문을 연다.

이로써 HSBC는 전국 7개 지점망을 확보, 11개 점포를 가진 씨티은행과 함께 소매금융시장에서 국내은행들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오형규.이상열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