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상황은 말그대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3일이후 108.06포인트(12.75%)나 하락했다.

전주말에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주가 60일 이동평균선(771.06)이 24일 너무나 쉽게 붕괴됐다.

시장관계들 사이엔 "지지선을 설정해 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수급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외국인이 반도체경기논쟁 파편을 맞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최대 악재다.

올 상반기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는 호재는 빛이 바랬다.

자금시장쪽에선 여전히 불안함이 감돌고 있으며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미국 주가도 일희일비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겁을 주고 있다.

<> 악화되는 수급상황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3일이후 반등다운 반등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어떤 재료보다 우선하는 시장수급의 문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4일 연속 대거 팔아치우며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올들어 10조원을 사들인 외국인이어서 한국증시 이탈은 아니다"고 애써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그나마 기댈 수 있었던 유일한 매수세력이었다.

그런 외국인이 순매도로 급변하자 수급은 더욱 균형을 잃는 모습이다.

펀드매니저 작전개입에 따라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투신사는 좀체 시중자금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환매요구만 높아지자 덩달아 주식을 팔아대고 있다.

증권주 은행주를 사들이며 개미군단이 고군분투하지만 역부족이다.

한마디로 "주식을 사자는 세력보다 팔자는 세력이 우위"인 상황이다.

<> 약발없는 호재 =올 상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상장사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런 호재중의 호재가 수급불균형, 자금시장불안 등에 묻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SK증권이 시가총액 3천억원 이상인 상장사 58개의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4.3%, 경상이익은 67.9%나 증가했다.

<> 정책 불신과 자금시장 불안 =증시 한편에선 기업자금난 소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물량은 7,8월에 7조8천억원, 12월에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설정키로 한 10조원 규모의 채권펀드는 은행들이 기피하는 탓에 제대로 돈이 모이지 않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프라이머리CBO발행도 지연되고 있다.

최근 투신사 비과세펀드에 대한 농특세 부과여부를 놓고 정부가 왔다갔다는 한 점도 시장의 신뢰를 잃게 만든 요인이다.

<> 향후 전망 =기술적으로 700선이 다음 지지선으로 설정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5월말 625선까지 밀렸다가 다시 상승의 발판을 마련한 지수대가 680~720"이라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단기간 낙폭이 컸기 때문에 기술적인 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채권펀드가 제기능을 하면서 자금시장이 안정되고 투신권 신상품 판매가 효과를 발휘해야 본격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시기는 8월초쯤으로 잡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