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중 대기업 대출수요가 큰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은 ''돈줄''을 더 죌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견 대기업을 중심으로 돈가뭄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4일 시중은행 종금사 상호신용금고와 외국은행의 국내지점 금융기관 등 49개 금융기관 여신담당 총괄임원을 대상으로 벌인 "3.4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20개 국내은행중 8개 은행이 대기업에 대한 대출 취급기준을 2.4분기보다 강화하겠다고 응답했다.

1개 지방은행만이 다소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1개 은행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사대상인 7개 외은지점과 6개 종금사의 경우 대기업에 대한 대출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곳은 없었다.

반면 은행 여신담당 임원중 70%가 3.4분기중 대기업 대출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주식과 회사채 시장 등 직접 금융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에 대해선 20개 은행중 18개가 돈줄을 풀거나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대기업에 대한 입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3.4분기엔 경기상승세가 둔화되고 기업별 시장리스크 차별화가 심화됨에 따라 금융기관이 자금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라며 "일부 중견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수급상의 불균형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금융기관들은 3.4분기중 대출금리는 자금경색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자금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가중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