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의약분쟁 관전기 .. 김병주 <서강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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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BC460년경~377년)가 남긴 말이다.
그는 말을 이어 "기회는 살같이 지나고,실험은 변덕스럽고,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여름 더위에 더욱 열 받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의약분업을 둘러싼 다툼이다.
의약분업은 긴급한 과제도 아니고,일반국민에게 돌아가는 실익이 무엇인지 판단 내리기 어렵다.
이 시기에 혼란은 무엇 때문인가.
약의 오남용을 막는다는 게 명분이다.
하기야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우리 국민에게 확실히 약의 과용 성향이 있다.
그것만이 문제라면 병원에서 진료 처방을 적절히 하고,약국에서 절도 있게 팔면 해결될 일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엔 의사가 곧 약사였기에 의약분업 문제가 없었고 돈 주머니는 한 개였다.
직업의 분화가 진행되자 한 몸의 의료인이 의사와 약사,두 몸으로 갈라지고 각각 다른 돈주머니를 차게 되었다.
차츰 서로 남의 주머니를 넘보게 되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이 의료보험제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의료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는 의료보험은 사회복지제도 기본 골격의 하나다.
이 제도가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를 적정한 수준에서 책정해야 한다.
국민부담을 우려해 낮게 잡으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과다 진료 등 편법이 늘어난다.
가축보다 사람의 분만비가 싸게 매겨진 상황에서 편법이 없을 수 없었겠다.
의료보험제가 도입된 이래 그것을 관리하는 공단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들었다.
현재 진행중인 공단의 노사분쟁은 이들의 밥그릇 키우기 싸움이다.
주민이 납부하는 보험료 금액의 상당부분이 공단직원 임금으로 지출되고 있어 정작 진료비나 약품비로 지출되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말하면 일반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를 보험공단에서 먼저 가로 챙기고 의사와 약사가 갈라 먹는다.
그러고 나서 발생하는 부족분은 국민세금이 정부재정을 통해 보충해 준다.
지난 수년간 한의대학생들의 휴학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약사들은 일부 한방약품까지 취급권을 쟁취함으로써 예비게임에서 승리했다.
이제 약국은 병원의 약품판매를 막는 본게임에 들어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편의점 등 일반상점에서 오남용 우려가 적은 약품판매를 거부한다.
이에 비해 의사들의 투쟁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회 인기최고의 직업이던 의사와 약사의 명성이 차츰 퇴색돼가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입학 정원증대와 의료보험제 실시확대가 작용했다.
동업자는 늘고 수입은 줄었으니,다툼이 빈발하고 격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마음좋은 동네약국 아줌마의 상냥한 미소를 기대한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다양한 약품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중대형 약국에는 도움되겠지만 매상이 떨어져 문닫는 동네약국이 늘어날 것 같다.
긴 수련기간,임대료,의료 기자재 등 투자비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순수입이 대단치 않은 동네병원도 폐업이 속출할 것이고,의사 아저씨의 자상한 미소도 사라질 것이다.
환자들이 병원과 약국을 오가는 투 스톱 또는 쓰리 스톱(주사약의 경우)서비스를 감수하는 불편이 따를 것이다.
흔히 실패사례라고 말하지만,일본의 경우처럼 의약분업을 선택에 맡겨 30여년간 조금씩 확장하는 것에서 교훈을 얻을 만하다.
점진적으로 의약분업을 도입하면서 문제점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한 것이다.
그대로 밀어붙이면 10년쯤 지난 뒤 의료업계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수 의료인력은 선진국으로 이민 떠나고,동남아 개도국출신 외국의사들의 국내진출이 늘어날 것이다.
광범한 인구를 상대하는 일반의료 서비스체계와 고급의료 서비스체계를 따로 두는 투 트랙의 의료전달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무엇이든 화끈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게 우리사회의 진보적 개혁론자들이다.
지금이라도 일반국민에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그 실익이 국민적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지를 곰곰이 고려해 봐야한다.
할 일 많은 시기에 "개혁"이란 명분만의 개혁때문에 겪는 국력낭비와 사회결집력 훼손이 안타깝다.
그는 말을 이어 "기회는 살같이 지나고,실험은 변덕스럽고,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여름 더위에 더욱 열 받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의약분업을 둘러싼 다툼이다.
의약분업은 긴급한 과제도 아니고,일반국민에게 돌아가는 실익이 무엇인지 판단 내리기 어렵다.
이 시기에 혼란은 무엇 때문인가.
약의 오남용을 막는다는 게 명분이다.
하기야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우리 국민에게 확실히 약의 과용 성향이 있다.
그것만이 문제라면 병원에서 진료 처방을 적절히 하고,약국에서 절도 있게 팔면 해결될 일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엔 의사가 곧 약사였기에 의약분업 문제가 없었고 돈 주머니는 한 개였다.
직업의 분화가 진행되자 한 몸의 의료인이 의사와 약사,두 몸으로 갈라지고 각각 다른 돈주머니를 차게 되었다.
차츰 서로 남의 주머니를 넘보게 되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이 의료보험제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의료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는 의료보험은 사회복지제도 기본 골격의 하나다.
이 제도가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를 적정한 수준에서 책정해야 한다.
국민부담을 우려해 낮게 잡으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과다 진료 등 편법이 늘어난다.
가축보다 사람의 분만비가 싸게 매겨진 상황에서 편법이 없을 수 없었겠다.
의료보험제가 도입된 이래 그것을 관리하는 공단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들었다.
현재 진행중인 공단의 노사분쟁은 이들의 밥그릇 키우기 싸움이다.
주민이 납부하는 보험료 금액의 상당부분이 공단직원 임금으로 지출되고 있어 정작 진료비나 약품비로 지출되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말하면 일반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를 보험공단에서 먼저 가로 챙기고 의사와 약사가 갈라 먹는다.
그러고 나서 발생하는 부족분은 국민세금이 정부재정을 통해 보충해 준다.
지난 수년간 한의대학생들의 휴학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약사들은 일부 한방약품까지 취급권을 쟁취함으로써 예비게임에서 승리했다.
이제 약국은 병원의 약품판매를 막는 본게임에 들어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편의점 등 일반상점에서 오남용 우려가 적은 약품판매를 거부한다.
이에 비해 의사들의 투쟁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회 인기최고의 직업이던 의사와 약사의 명성이 차츰 퇴색돼가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입학 정원증대와 의료보험제 실시확대가 작용했다.
동업자는 늘고 수입은 줄었으니,다툼이 빈발하고 격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마음좋은 동네약국 아줌마의 상냥한 미소를 기대한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다양한 약품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중대형 약국에는 도움되겠지만 매상이 떨어져 문닫는 동네약국이 늘어날 것 같다.
긴 수련기간,임대료,의료 기자재 등 투자비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순수입이 대단치 않은 동네병원도 폐업이 속출할 것이고,의사 아저씨의 자상한 미소도 사라질 것이다.
환자들이 병원과 약국을 오가는 투 스톱 또는 쓰리 스톱(주사약의 경우)서비스를 감수하는 불편이 따를 것이다.
흔히 실패사례라고 말하지만,일본의 경우처럼 의약분업을 선택에 맡겨 30여년간 조금씩 확장하는 것에서 교훈을 얻을 만하다.
점진적으로 의약분업을 도입하면서 문제점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한 것이다.
그대로 밀어붙이면 10년쯤 지난 뒤 의료업계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수 의료인력은 선진국으로 이민 떠나고,동남아 개도국출신 외국의사들의 국내진출이 늘어날 것이다.
광범한 인구를 상대하는 일반의료 서비스체계와 고급의료 서비스체계를 따로 두는 투 트랙의 의료전달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무엇이든 화끈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게 우리사회의 진보적 개혁론자들이다.
지금이라도 일반국민에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그 실익이 국민적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지를 곰곰이 고려해 봐야한다.
할 일 많은 시기에 "개혁"이란 명분만의 개혁때문에 겪는 국력낭비와 사회결집력 훼손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