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미국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애널리스트의 한마디에 전세계 반도체주가 폭락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도 덩달아 크게 흔들렸다.

지난 5일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에 비해 무려 9.3%나 급락했으며 마이크론테크놀러지(8.1%) 텍사스 인스트루먼트(7.4%)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10.7%) 인텔(3.8%)등의 반도체주들이 폭락했다.

이어 6일 일본의 NEC가 장중 5.51%,히타치가 5.82%나 떨어지기도 했다.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타이완세미컨덕터 역시 장중 2%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장중 한때 각각 3%,2% 이상의 폭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메릴린치,워버그,골드만삭스,HSBC등 외국증권사 창구로 대량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현대전자는 워버그,모건스탠리증권 창구로 대량 매수세가 일었으나 일반투자자들이 대량 매물을 내놓았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줄어들어 삼성전자는 1.75% 떨어진 36만5천원에,현대전자는 후장 들어 반등세로 돌아서 3.38% 오른 2만3천5백원에 마감됐다.

전세계 반도체주가 이처럼 심한 몸살을 앓은 것은 지난 5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반도체담당 분석가인 조나단 조셉이 반도체경기둔화를 예상하는 분석자료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분석자료에서 "반도체 수요가 많은 핸드폰 판매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반도체 공급물량도 늘어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6~9개월후 반도체 경기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전망에 따라 실제 내셔널 세미컨덕터,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반면 미국의 다른 반도체업종 분석가들은 "반도체 경기둔화를 전망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뚜렷한 실적호전세에 힘입어 반도체주가 이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하정헌 팀장도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이 전망한 것은 메모리가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부문이었다"며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나 삼성전자 현대전자가 크게 흔들린 것은 과민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하 팀장은 "지금은 반도체 경기호황 싸이클의 초기국면이다"며 "2002년께나 가서야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95년 10월말,미국 메릴린치증권의 반도체업종 담당 애널리스트인 톰 컬락이 반도체 경기하강을 전망해 전세계 반도체주가 폭락한 적이 있다.

그의 예측은 정확이 들어맞아 95년말부터 반도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