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황반변성은 노인들에게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다.

황반은 눈 뒤쪽의 망막 한가운데에 있다.

시야에 들어온 영상이 맺히는 망막은 쉽게 말해 카메라 필름에 해당한다.

황반은 망막의 중앙 부위로 움푹 들어가 있어 시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다.

따라서 이곳이 망가지면 중심시력을 잃게 되고 방치할 경우 실명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고 터지며 진물이 나고 이것이 아무는 과정에서 흉터가 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로써 황반의 변성이 일어나 시야가 혼탁해지고 실명이 일어난다.

일단 질병이 진행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비가역적 질환이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어진다.

건성은 증상이 쉽게 완화되는 것으로 신생혈관으로 인한 진물이 빨리 마른다는 특징을 감안해 붙여진 이름이다.

습성은 진행성으로 황반변성이 일어나 방치해 두면 위험한 경우다.

권오웅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치료가 어렵다는 황반변성에 비주다인 치료법을 사용해 종전보다 나은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초부터 20명의 환자에게 치료를 실시한 결과 20%는 시력이 개선됐고 60%는 시력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았다.

나머지 20%는 변성의 진행을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치료는 비주다인이라는 광활성 약물을 정맥주사하고 15분후에 특수레이저를 황반에 쏜다.

비주다인은 변성이 일어난 신생혈관조직과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이곳에 레이저가 닿으면 비주다인이 광활성화(光活性化)되므로 신생혈관이 생긴 변성조직만 효과적으로 탄다.

부작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비주다인의 반감기는 5시간이므로 투여후 첫 48시간은 환자가 광과민성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직사광선과 강한 불빛은 피해야 하며 낮에는 빛을 차단하는 짙은 색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권 교수는 "기존 치료는 무작위로 레이저를 변성된 황반부위에 쏘임으로써 정상 망막조직과 혈관이 타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았고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치료율이 10~2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망막을 이식하거나 황반변성부위를 옮기는 수술이 이뤄졌으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고 효과를 보장할수 없어 널리 시행되지는 못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권 교수는 치료효과가 균일하고 수술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은 비쥬다인치료가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휘어져 보이고 글자나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는게 이 질환의 특징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적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누적된 빛에 의해 망막에 산화가 일어나면 노인성 황반변성이 촉진된다"며 "베타카로틴 비타민C 루테인 같은 황산화비타민을 복용함으로써 변성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도움이 될수 있을 뿐 임상을 통해 항산화비타민의 효과가 확증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