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추진하던 포철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실패했다.

이에따라 올 상반기에 끝내기로 했던 포철의 민영화는 하반기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다른 공기업들의 민영화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은은 21일 뉴욕에서 추진하던 포철 DR 발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산은 관계자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존 포철 DR 가격이 국내 주가보다 낮아 신규 발행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기업 민영화도 좋지만 국내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면 국부유출이라는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하반기에 국내외 시장 상황을 봐서 DR 발행 등을 포함한 포철지분 매각방안을 다시 마련할 예정이다.

산은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방침에 따라 보유중인 포철 지분 6.84%(6백59만주)을 올 상반기에 매각키로 하고 DR 발행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기존 포철 DR 가격이 20일(현지시간) 22.125달러로 21일 국내 종가 10만3천원에 못미친데다 해외투자자들이 5%가량 할인 발행을 요구해 발행자체를 포기했다.

산은은 지난 연말에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통해 포철지분을 팔려고 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실패했었다.

증권계에서는 "주가약세로 민영화일정이 늦춰지고 이에따라 주가가 다시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낮은 가격에 팔지 않겠다는 면에서는 유연한 태도이지만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 흠집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