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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이슈] 'AT&T의 음란물 방영'..'내리막길' 케이블TV의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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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욱 <전문위원>

    미국 최대 전화회사이자 케이블망 사업자인 AT&T가 자사망에 음란영화를 내보내기로 하고 지난주 핫네트워크사와 방영계약을 체결해 화제다.

    음란물 방영시간을 밤 10시부터 오전6시사이로 못박은 연방통신법 505조가 4년간의 법리논쟁 끝에 지난 5월22일 위헌으로 판정되자,기다렸다는 듯 즉각 뛰어든 것이다.

    AT&T측은 셋톱박스에 차단장치가 있어 어린이나 청소년 시청위험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케이블업계 2위와 3위 기업이 모두 거부했던 채널을 세계적 기업인 AT&T가 방영키로 한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AT&T의 이같은 행보는 내리막길을 걷는 세계 TV업계와 통신업계 그리고 케이블TV업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ABC,CBS,NBC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공중파 TV업계의 시청률은 1970년대 초부터 계속 하락중이다.

    1970년대 초 30% 안팎이던 프라임타임 시청률이 지금 15% 안팎이다.

    이는 19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케이블TV 때문이다.

    그러나 케이블TV도 90년대 초 위성방송이 본격화된데 이어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보급되며 사양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도 인터넷 보급이후 수익성 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주식 시가총액 면에서 1970년대 내내 IBM에 이어 줄곧 미국 2위 자리를 지켜왔던 AT&T가 1989년 4위,그리고 지난해 또 8위로 밀린 것이 이를 말해준다.

    AT&T의 시가총액은 급기야 지난 한두달 사이 2천2백여억 달러에서 1천1백억 달러 아래로 "반토막"났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공중파TV 시청률은 96년부터 하락세다.

    케이블TV는 95년 출범이래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다가 97년 여름부터 90만명 수준에서 딱 멈춰 섰다.

    공식 통계로는 지난해 46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는 종래 제도권밖에 있던 기존의 동네 케이블,즉 중계유선방송사들이 종합유선방송사들에게 인수된 때문이다.

    즉 실질적 증가가 아니다.

    통신업계 역시 많은 회사들이 출혈경쟁중이다.

    이 모든 경쟁심화의 핵심 원인은 쌍방향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한 브로드밴드( Broadband ) 즉 광대역 통신망의 보급이다.

    브로드밴드가 보급되면 에버넷( evernet ) 즉 항상 켜져 있는 광속인터넷망이 가능해진다.

    수도꼭지를 틀면 바로 물이 나오듯 단추만 누르면 일반 공중파TV와 공중파라디오는 물론 케이블TV 위성TV 인터넷TV가 스위치 한번에 콸콸 흘러나온다.

    여기다 e메일과 전화,팩스가 한몫에 다 되며,나아가 쇼핑과 금융거래,원격진료와 원격교육이 아울러 가능해진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로써 모든 종류의 방송과 통신에 차이가 없어진다.

    AT&T는 바로 이 "에버넷 세상"에 누구보다 먼저 닿기 위해 무리를 했다.

    80년대 중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분할명령에 따라 7개 지역전화회사를 갈라내고 장거리 전화와 이동통신사업만 하게 된 후 매출이 종래의 3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이 중에서도 40%는 가입자회선 사용료로 고스란히 지역전화회사에 받쳐야 했다.

    이에 AT&T는 케이블망을 인수,브로드밴드로 전환해 일대 도약을 이루고자 했다.

    이를 위해 2년 전 미국 최대 케이블TV사업자,TCI를 인수한 데 이어,작년엔 또 4위 사업자,미디어원을 인수했다.

    이들의 케이블망은 미국 전역에 3천3백만 가구,즉 총 가구의 거의 3분의1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두 회사를 인수키 위해 AT&T는 모두 1천1백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

    그러나 케이블TV망이 다 브로드밴드가 아니다.

    재래식 케이블망은 기본적으로 일방향이다.

    이를 쌍방향 브로드밴드로 전환하자면 어마어마한 추가 투자비가 들어간다.

    현재 AT&T의 케이블TV 유료구독자가 1천6백만 가구에 이르면서도 정작 이를 통해 전화를 쓰는 가구가 6만여,그리고 인터넷을 쓰는 가구가 20여만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 인수비와 투자비가 엄청난 만큼,AT&T의 서비스는 요금도 비싸다.

    단순 케이블TV구독 요금이 월 거의 5만원,초고속인터넷 사용요금이 3만5천원,전화요금이 6만원이다.

    영국의 브로드밴드 사업자,NTL이 월 2만원도 안 되는 요금에 전화와 케이블TV를 제공하고 여기다 1만5천원만 더하면 인터넷도 무제한 쓸 수 있는 것에 비해 매우 비싸다.

    기존의 가입자도 떨어져 나갈 판이다.

    AT&T가 사방의 따가운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음란비디오 유통에 나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위원 shin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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