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74) 제1부 : 1997년 가을 <7>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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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최형식은 생각을 멈추고 얼른 운전석에서 자리를 고쳐 앉았다.
방송국에서 나온 이정숙이 차도 옆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0분쯤 후 이정숙이 도착한 곳은 강남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백화점이었다.
차고로 내려간 후 차에서 내리는 이정숙의 모습이 보였다.
최형식은 차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15분 쯤 지났을 때 소변이 몹시 마려워 더 참기가 어려웠다.
최형식은 1층으로 층계를 이용해 뛰어 올라갔다.
화장실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어느 한 코너의 진열대 앞에 서 있는 이정숙의 모습이 보였다.
이정숙이 신용카드 영수증에 서명하고 있는 듯 진열대 위에서 무언가 쓰고 있었다.
곧이어 점원이 건네주는 조그마한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복도를 걸어가는 이정숙의 뒷모습을 최형식의 시선이 따라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이정숙의 모습이 보였다.
이정숙이 주차장으로 가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을 나와 주차장으로 가려다 말고 그는 멈칫했다.
주차비를 내지 않는 방법이 생각났다.
이정숙을 미행하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말이라는 것이었다.
호텔이나 백화점의 엄청난 주차비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정숙이 간 커피숍에 앉아 있으려고 주스 한 잔을 시켰다가 혼쭐났던 때가 바로 어제였다.
주스 한 잔으로 목을 축인 죄로 짜장면 세 그릇 값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미친년한테 빼앗기고 나왔던 일을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다.
최형식은 방금 전 이정숙이 서 있었던 진열대로 갔다.
"여기 주차권에 도장 좀 찍어주세요. 사모님이 방금 다녀가셨지요"
최형식이 주차권을 여점원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누구신데요?"
"이정숙 교수님요. 제가 기사입니다"
"아,그래요. 마침 잘 오셨어요. 사모님께 전해드릴 게 있었는데요"
여점원이 그렇게 말하며 주차권에 도장을 찍어준 후 영수증 철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거 잘못 찍어서 보내드린다고 하세요. 교수님이 시간 날 때 오셔서 사인을 다시 해주십사고 전해주세요"
신용카드 영수증을 최형식에게 주며 여점원이 말했다.
최형식이 영수증을 받아 보았다.
맨 밑 금액란에 숫자가 너무 많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랐다.
"뭐가 잘못됐는데요?"
최형식이 물었다.
"오백사십만 원이 아니고요,오백팔십만 원이에요. 제가 잘못 계산했어요. 브로치가 백이십삼만원인데 제가 팔십삼만원으로 잘못 찍었어요"
"네,그렇게 전하지요"
그곳을 떠나 주차장으로 간 최형식은 분을 못 이기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정숙이 한 코너에서 잠깐 사이에 오백만 원 이상을 썼고 이미 40분이 지났는데도 차로 오지 않으니 오늘 저녁에 얼마나 돈을 쓸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잠시 후 이정숙이 주차장에 모습을 나타냈고,그 길로 곧장 귀가했다.
최형식에게는 별 소득이 없는 날이었다.
최형식은 생각을 멈추고 얼른 운전석에서 자리를 고쳐 앉았다.
방송국에서 나온 이정숙이 차도 옆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0분쯤 후 이정숙이 도착한 곳은 강남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백화점이었다.
차고로 내려간 후 차에서 내리는 이정숙의 모습이 보였다.
최형식은 차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15분 쯤 지났을 때 소변이 몹시 마려워 더 참기가 어려웠다.
최형식은 1층으로 층계를 이용해 뛰어 올라갔다.
화장실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어느 한 코너의 진열대 앞에 서 있는 이정숙의 모습이 보였다.
이정숙이 신용카드 영수증에 서명하고 있는 듯 진열대 위에서 무언가 쓰고 있었다.
곧이어 점원이 건네주는 조그마한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복도를 걸어가는 이정숙의 뒷모습을 최형식의 시선이 따라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이정숙의 모습이 보였다.
이정숙이 주차장으로 가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을 나와 주차장으로 가려다 말고 그는 멈칫했다.
주차비를 내지 않는 방법이 생각났다.
이정숙을 미행하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말이라는 것이었다.
호텔이나 백화점의 엄청난 주차비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정숙이 간 커피숍에 앉아 있으려고 주스 한 잔을 시켰다가 혼쭐났던 때가 바로 어제였다.
주스 한 잔으로 목을 축인 죄로 짜장면 세 그릇 값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미친년한테 빼앗기고 나왔던 일을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다.
최형식은 방금 전 이정숙이 서 있었던 진열대로 갔다.
"여기 주차권에 도장 좀 찍어주세요. 사모님이 방금 다녀가셨지요"
최형식이 주차권을 여점원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누구신데요?"
"이정숙 교수님요. 제가 기사입니다"
"아,그래요. 마침 잘 오셨어요. 사모님께 전해드릴 게 있었는데요"
여점원이 그렇게 말하며 주차권에 도장을 찍어준 후 영수증 철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거 잘못 찍어서 보내드린다고 하세요. 교수님이 시간 날 때 오셔서 사인을 다시 해주십사고 전해주세요"
신용카드 영수증을 최형식에게 주며 여점원이 말했다.
최형식이 영수증을 받아 보았다.
맨 밑 금액란에 숫자가 너무 많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랐다.
"뭐가 잘못됐는데요?"
최형식이 물었다.
"오백사십만 원이 아니고요,오백팔십만 원이에요. 제가 잘못 계산했어요. 브로치가 백이십삼만원인데 제가 팔십삼만원으로 잘못 찍었어요"
"네,그렇게 전하지요"
그곳을 떠나 주차장으로 간 최형식은 분을 못 이기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정숙이 한 코너에서 잠깐 사이에 오백만 원 이상을 썼고 이미 40분이 지났는데도 차로 오지 않으니 오늘 저녁에 얼마나 돈을 쓸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잠시 후 이정숙이 주차장에 모습을 나타냈고,그 길로 곧장 귀가했다.
최형식에게는 별 소득이 없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