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 국회의원/새천년민주당 ms2030@ms2030.or.kr >

"밤새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우리 민초들의 고달픈 삶이 엿보이는 인사말이다.

세상이 하도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서인지 이제는 지난밤이 아니라 바로 집을 나서서 지냈던 오늘 하루가 안녕하셨는 지를 물어야 한다.

아침에 저 현관을 나서서 학교로,직장으로 나갔던 가족들이 그 문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 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리고 그날 밤 혹은 다음날,아니면 수일이 지난 뒤 자기의 죽음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말할 수 없는 싸늘한 시신으로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그 부모 형제의 마음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북소리"라는 홈페이지 사이트가 점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 정은희양 의문사의 진상을 밝히고자 하는 홈페이지가 그것이다.

사건의 경위,여러 시민들의 의견과 서명,경찰의 답변 등을 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8년 10월17일 오전 5시10분 정은희양이 고속도로에서 트럭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술에 취해 그날 일을 아무 것도 기억 못한다는 친구를 바래다주던 정양이 사고 전날 오후11시쯤 술에 취한 친구를 두고 사라진지 여섯시간 뒤 집과는 정반대방향의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근방에서 트럭에 치여 숨진 것이다.

경찰은 교통사고라는 손쉬운 결론을 내린 반면, 피해자의 가족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를 찾는 분들 가운데 "의문사"사건을 규명해 주기를 기대하는 유족들이 적지 않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건은 대개 이미 여러 관련 기관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사건"으로 판정되어 돌려 보내진 경우다.

정황으로 보아 단순한 사고사가 아니라는 심증은 가지만 경찰의 초동수사과정에서 관련 증거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해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형사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진실의 규명이 거의 어렵다.

우리 경찰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초동수사과정에서 보다 세심한 증거의 확보와 피해자 유족에 대한 관심과 배려,또 제도적으로도 사건 수사에 대한 보완이 꼭 필요하다.

아무튼 정은희양 사건의 진실이 반드시 규명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