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종금의 영업정지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구조조정의 기본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부실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초 나라종금이 대우 연계콜로 끝내 영업정지될 때 시장에선 영남종금의 영업난에 대한 루머가 파다했지만 금감위가 앞장서 이를 부인했기 때문이다.

영남종금은 99회계연도 9백76억원 등 최근 3년간 무려 1천9백7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런데도 금감위는 영남종금이 밝힌 자산상태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4개월여를 방치했다.

지난해말 11.59%라던 영남종금의 BIS 비율이 올 3월말 결산에선 6.42%로 떨어졌다.

그러나 금감위는 최근 종금사 BIS 비율 점검 결과를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영남종금은 최근 3년간 세차례 1천8백억원을 증자했지만 적자를 채우는데 다 털어넣었다.

나라종금 인수로 돌파구를 찾으려다 실패했고 최근 중앙종금에 인수를 제의했다.

이런 부실화 과정을 알만한 금감위가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손을 쓰는 것은 감독소홀에 다름아니란 지적이다.

영남종금은 장부상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2백83억원 많지만 금감원이 실사를 해 보면 적지않은 잠재부실이 드러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최근 퇴출된 나라종금도 뚜껑을 열어보니 1조3천억원이나 모자랐다.

한편 금감위가 지난 4월부터 시행한다던 종금사 발전방안은 아직도 부처간 이견으로 보류돼 있다.

그나마 증권사로 전환하겠다는 곳이 하나도 없어 실효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대신 종금사들은 외자유치 등을 통해 독자적인 자구책을 마련중이다.

아세아 종금은 지난달 스위스의 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증자가 이뤄져 자본금이 확충되는 등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게 됐다.

또 중앙종금이 벤처기업 등과 제휴, 신산업 분야로 사업계획을 넓히는 등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으며 동양종금은 영문 이름까지 아예 ''인베스트먼트 뱅크(투자은행)''로 바꿨다.

리젠트종금 역시 투자은행을 목표로 사업형태를 조정할 계획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