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에서 수입오렌지가 단연 인기다.

감귤에 비해 월등한 당도, 뛰어난 저장성 때문이다.

이러한 인기는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전에는 낱개로 구입했지만 이제는 박스단위로 구입한다.

이에따라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당연히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오렌지 수입량은 최근 3개월간 3만6천t으로 작년 한햇동안 수입한 3만8천t에 육박하고 있다.

이제 오렌지는 감귤뿐만 아니라 단감까지 가격이 떨어지도록 만들었고 요즘 출하되는 딸기와 참외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오렌지 수입자유화를 고려할 때 아마 이같은 현상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칠레는 포도와 사과에 대해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농업인과 농업생산자단체에서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더라도 농업부문은 예외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무역관련 종사자들은 자유무역협정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오렌지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비록 칠레산 포도와 사과의 생산되는 시기가 우리와 다르다고 하지만 수입오렌지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국내 포도와 사과농가가 경쟁력을 잃으면 배나 다른 품목을 재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이러한 품목으로 생산이 집중돼 가격이 떨어질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결국 쌀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우리나라 농업 전반에 걸쳐 붕괴가 가속화된다는 이야기다.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농업부문은 이같은 이유 때문에 반드시 예외가 되어야 한다.

강호성 < 농협중앙회 원예특작부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