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가 9일 현대자동차와의 월드카 공동개발추진을 기정사실화함으로써 현대의 월드카 합작발표가 ''사실무근''이라는 외신보도로 인한 파문은 일단 가라앉게 됐다.

가와소에 가쓰히코 미쓰비시 사장은 9일 동경에서 열린 자사 신차발표회에 참석, "소형차 개발하는 문제에 대해 현대와 협의를 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와소에 사장은 이어 "그러나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까지는 협의되지 않았다"고 말해 "월드카합작에 3자가 원치적으로 합의한 상황이며 앞으로 세부실무협상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가와소에 사장은 이어 "현대와 다임러크라이슬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3사가 협의할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측은 "처음부터 다임러와 직접 협상한 것이 아니고 지난달에 다임러와 월드카합작에 합의한 미쓰비시가 중간에서 주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측은 "당초 현대발표에 대해 ''부인''했던 다임러측도 미쓰비시의 중간역할을 암묵적으로 인정해 이날 가와소에 사장의 도쿄 회견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설익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가 현대측을 사실상 뒷받침해준 것은 다임러와 미쓰비시가 공동 추진키로 한 소형차(Z카)개발에 현대와 같은 대량생산 노하우를 가진 파트너가 절실했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2001년말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생산원가면에서도 유럽보다 현대를 통해 한국이나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현대와 미쓰비시가 월드카 개발에 필수적인 핵심부품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상당한 합의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뒷받침한다.

다만 세계 최고의 업체로 자부하는 다임러 입장에서는 미쓰비시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마치 현대가 앞장서고 다임러가 끌려가는 양상으로 전개된 현대의 기자회견을 불쾌하게 받아들일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