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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낙하산인사의 '유구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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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명동 은행연합회 18층 뱅커스클럽.

    민해영 여신전문금융협회장등 7~8명의 협회 회원사 사장들이 저녁 6시부터 모여 있었다.

    사임 의사를 밝힌 민 회장의 송별회 자리였다.

    그러나 누구하나 민 회장이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왜 그만두는지,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지 않았다.

    기자가 대신 물었다.

    "아직 임기가 1년가량 남았는데 중도에 그만두시는 이유가 뭡니까"

    민 회장 옆에 앉아있던 어느 사장이 질문을 받았다.

    "그걸 꼭 말해야 아나요. 위에서 벌써 석달전부터 그만두라고 하는 걸 그냥 버텨왔는데...,이제 더 못버티고 나가는 거 아닙니까"

    당황한 민 회장이 서둘러 해명했다.

    "무슨 소리.물러날 때가 돼서 그만두는 겁니다. 위에서 뭐라 그래서 나가는 것은 아니예요"

    그는 자리가 끝날 때쯤 기자의 손을 잡고 "협회에 누가 될까 걱정된다. 이상한 소리는 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현재 국내에는 10개의 금융관련 협회가 있다.

    은행연합회 증권업협회 투자신탁협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종금협회 여신협회 등이다.

    이중 증권업협회 등 4 곳을 빼곤 이른바 "낙하산"인사들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투신사 사장중에도 낙하산 인사가 적지 않다.

    이들 낙하산 인사들은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관리능력과 로비력이 있어 그런대로 괜찮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협회장을 정부가 우격다짐으로 내려 보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협회 스스로 관료를 "초빙"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들 낙하산 인사들로선 정부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자신들의 거취문제만 해도 그렇다.

    "일 좀 할 만하다 싶으면 그만두라고 한다"는게 중도하차 인사들의 이구동성이다.

    특히 협회장들은 관련 부처 인사철이 되면 "소리없이" 떠나는게 관례처럼 돼 있다.

    이럴 경우 추진하던 일은 흐지부지되고 그 피해는 회원사들에 돌아간다.

    제2차 금융 구조조정이 임박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진정으로 금융산업의 경쟁력강화를 바란다면 스스로 협회나 업체들에 자기 사람을 내보내는 낙하산인사 관행을 뜯어 고쳐야 한다.

    회원사들도 관료출신 협회장을 영입해 바람막이로 이용하려는 습성을 버려야 한다.

    박수진 경제부 기자 parksj@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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