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를 목표로 서울 강남점의 개점을 서둘러온 신세계 백화점과 롯데가 매장공사 지연으로 강남권 진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년 3월 강남점 개점을 추진해 온 신세계는 2차례나 연기되는 진통끝에 일단 오는 8월로 목표를 재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세계 강남점이 들어설 38층짜리 센트럴시티의 전체 공정이 시행자인 (주)율산의 자금난 등으로 지연되면서 백화점 공사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강남 최고의 고급 백화점을 목표로 국내외 고급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지만 외국 명품업체들이 입지 문제로 입점을 망설이고 있어 MD구성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 명품업체인 B사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명품업체들은 신세계의 강남점 입점에 소극적"이라면서 "최근 신세계측이 가을 신상품 주문을 취소해온 것을 볼때 오픈 일자는 연말께로 늦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 상황이나 MD구성 문제 등을 감안할 때 연말 개점조차도 불투명하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현재 신세계는 센트럴시티 입점 보증금 명목으로 5백24억원을 (주)센트럴시티에 지불한 상태다. 신세계는 이에따라 강남점 개점을 계기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려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와관련, "일부 수입명품의 가을 신상품 공급에는 다소 지장이 있겠지만 계획대로 8월중 매장 오픈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그랜드백화점을 인수한 뒤 전면 개보수에 들어간 롯데백화점도 5월 이전 개점을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으나 공사가 늦어져 6월이 지나서야 개점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기존 그랜드백화점내 수영장을 매장으로 바꾸고 있으나 구조변경 작업이 어려워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강남지역의 선발 업체인 현대와 갤러리아의브랜드 이미지가 예상보다 강한 점도 개점 일자를 늦추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이처럼 신세계와 현대의 강남상권 진출이 연기되면서 현대와 갤러리아는 경기 회복의 혜택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1.4 분기중 서울 강북에 위치한 백화점들의 매출 신장률은 10~20% 선에 불과했으나 이들 2개사는 20~30%선을 유지하는 등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