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투신사가 모처럼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투신사의 이날 순매수를 기조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기는 무리라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선물고평가에 따른 프로그램매수세가 많았던데다 지난주 상대적으로 환매신청이 적었던데 따른 것일뿐 투신사가 "환매망령"에서 벗어났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투신사는 다만 가능하면 주식을 사겠다는 속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실적이나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장세에서는 외국인과 투신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외국인은 반도체관련주와 업종대표주를 선호한다=외국인은 이달들어서만 2조5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횡보장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이처럼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첫번째는 한국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다.

"현 수준에서 싸게 보이는 종목이 많다보니까 매수세를 지속한다"(이길영 ING베어링증권이사)는 것이다.

두번째는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다.

"최근 무역수지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어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최남철 마이에셋 상무)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최근 반도체관련주와 업종대표주를 주로 매입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순매수 1위는 현대전자다.

무려 1천9백86만주나 사들였다.

삼성전자도 3백91만주 순매수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은 53%대,현대전자에 대한 지분율은 21%대로 높아진 상태다.

아울러 반도체 관련주인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대덕전자 등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삼성물산 신한은행 삼성전기 주택은행 LG증권 등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이다.

업종대표주이고 인터넷및 디지털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판명된 종목들이다.

업종대표주는 주가상승기에 상당한 시세를 낸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전략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투신사들은 저가대형주에 관심을 둔다=투신사들은 이날 1천28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들어 2조원가량을 순매도한 것과는 상이한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물고평가로 인해 1천2백억원가량의 차익거래용 프로그램매수물량이 흘러나왔으며 이중 상당물량이 투신사 몫"(구자훈 대한투신과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프로그램물량을 제외하면 순매수한 금액은 얼마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주 주가가 너무 빠져 환매신청이 주춤해진 덕분에 한숨돌린 투신사들이 이날 삼성전자 한전등을 일부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환매부담에 시달리는 투신사로선 대형블루칩을 섣불리 사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의 경우 한진해운 코오롱상사 산은캐피탈이 순매수 1,2,3위에 올랐다.

지난 20일에는 현대전자를 1백27만주 매수했지만 삼성전자 매수는 별로 없었다.

환매압력을 고려,저가 대형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투자전략=외국인은 당분간 순매수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투신사는 환매규모에 따라 매매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신사보다는 외국인들의 매수종목에 유의하는 것이 훨씬 좋아 보인다.

중장기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사람은 투신사의 매수여력이 회복될 때 까지는 역시 중소형주에 무게중심을 두는게 좋을 듯"(조상호 한빛증권 투자분석부장)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