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은 영업여건이 좋아진데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소비가 늘면서 내수경기가 회복됐다.

미국등 세계경기까지 회복돼 반도체 통신기기 조선 자동차 수출도 증가했다.

지난해 시중금리(회사채수익률)가 연평균 8%대를 유지하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특히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다 보유주식및 자산처분이익과 지분법 적용에 따른 이익(약 2조원)까지 보태져 순이익 규모가 더욱 늘어났다.

지분법은 출자지분 비율에 따라 관계사 이익이 모기업에 반영되는 회계처리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적용됐다.

다만 분석대상에서 제외된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을 감안할 경우 전체 순이익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사들의 재무구조 등 체질도 개선됐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증시에서 47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덕분에 98년말 2백46.5%였던 부채비율이 지난 연말 현재 1백37.6%로 떨어졌다.

<> 업종별 실적 =은행을 제외한 제조업종 대부분의 실적이 호전됐다.

정보통신 유통 화학 음식료업종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금속및 비금속, 섬유및 의복, 의약, 건설업종은 흑자로 전환했다.

목재및 제지업종 등만 적자가 지속됐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온기선 기업동향실장은 "제조업의 판매마진이라고 할 수 있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지난 98년 0.66%에서 지난해에는 7.49%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적호전이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제3의 물결 산업"인 정보통신업.

전세계적 산업조류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 업종에 속한 58개사의 순이익은 98년 9천5백57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조8천9백76억원으로 무려 6백21.7%나 불어났다.

화학업종의 순이익 증가율도 2백18.7%에 달했다.

<> 매출액 상위사 =현대종합상사가 1위를 기록했다.

98년에는 (주)대우 삼성물산에 이어 3위를 차지했었다.

현대종합상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0.2% 늘어난 37조6천4백88억원에 달했다.

이어 2위와 3위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올랐다.

삼성물산의 매출액은 35조3천2백56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0%가 늘어난 26조1천1백77억원이었다.

LG상사 포항제철 쌍용 현대중공업 쌍용정유는 매출액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 순이익 상위사 =지난해에 이어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삼선전자 순이익은 9백12.2% 증가한 3조1천7백4억원에 달했다.

반도체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휴대폰 단말기의 수출과 내수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당기순이익 2위는 LG전자였다.

2조50억원으로 1천6백89.5%나 늘어났다.

현대그룹과의 반도체빅딜을 위해 보유중인 LG반도체 주식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대규모 특별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3,4위를 차지한 포철과 한국전력은 각각 1조5천5백80억원, 1조4천6백7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증가율은 38.8%, 33.2%였다.

<> 매출및 순이익 증가율 상위사 =팬택이 매출액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증가율이 5백33.0%에 달했다.

대한해운 KEP전자 동해전장 맥슨전자도 2백% 이상의 매출액 증가율을 보였다.

순이익 증가율은 화신이 가장 높았다.

규모는 작지만 98년 1억원에서 지난해 69억원으로 순이익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인천제철의 순이익 증가율도 4천78.4%에 달했다.

계열분리에 따라 보유중이던 현대그룹 주식을 매각해 대규모 특별이익이 발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