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만장자는 98년 기준으로 7백90만명을 넘어섰다.

첨단기술과 맞물린 증시호황으로 1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갑부 또한 급증했다.

지금도 실리콘밸리에선 하루 평균 64명꼴로 백만장자가 탄생한다.

그러나 최근 이런 벼락부자들 사이에 이른바 졸부증후군( SWS:Sudden Wealth Syndrome )이 퍼진다고 한다.

처음엔 돈을 물쓰듯 하면서 황홀해 하지만 곧 공허감 죄의식 정서불안 소외감 우울증등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빨리 번만큼 한순간에 날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뿐만 아니라 그런 심정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채 끙끙댄다는 것이다.

덕분에 정신과병원및 심리상담소가 호황을 맞고,증권사에선 떼돈을 번 고객의 심리충격 완화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국내에서도 벤처붐과 주식열풍에 따른 벼락부자가 속출하고 있다.

불과 1~2년 사이에 몇십억 몇백억 갑부가 된 사람들이 생겨나고 이때문에 서울 강남의 술집에선 벤처사 사장이 아니면 출입금지라고 한다는 웃지 못할 소문이 떠돌 정도다.

실제로 국세청 통계상 지난해 룸살롱은 두배이상 증가했다.

경기회복 및 증시활황으로 소비향락 풍조가 번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벼락부자나 고액연봉자들은 거의 한결같이 "고소득 고스트레스( high income high stress )"를 호소한다고 전해진다.

30대 초반에 1억~2억원이상 연봉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어젯밤에도 잘리는 꿈을 꿨다"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는 것이다.

미국 로체스터대 리처든 얀 교수는 수입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며 이는 "만족감은 반감기가 짧고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맹목적으로 부를 추구하다 보면 따뜻한 인간관계를 무시하고 담배와 술 약품에 매달림으로써 급기야 불행해진다는 설명이다.

졸부증후군이 사회현상으로 등장한 한편엔 돈보다 성실하고 안정적인 생활에 삶의 가치를 더 부여하는 슬로비( Slobbie:Slow But Better )족도 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 미하일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스스로를 챙김으로써가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