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졸부증후군
첨단기술과 맞물린 증시호황으로 1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갑부 또한 급증했다.
지금도 실리콘밸리에선 하루 평균 64명꼴로 백만장자가 탄생한다.
그러나 최근 이런 벼락부자들 사이에 이른바 졸부증후군( SWS:Sudden Wealth Syndrome )이 퍼진다고 한다.
처음엔 돈을 물쓰듯 하면서 황홀해 하지만 곧 공허감 죄의식 정서불안 소외감 우울증등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빨리 번만큼 한순간에 날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뿐만 아니라 그런 심정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채 끙끙댄다는 것이다.
덕분에 정신과병원및 심리상담소가 호황을 맞고,증권사에선 떼돈을 번 고객의 심리충격 완화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국내에서도 벤처붐과 주식열풍에 따른 벼락부자가 속출하고 있다.
불과 1~2년 사이에 몇십억 몇백억 갑부가 된 사람들이 생겨나고 이때문에 서울 강남의 술집에선 벤처사 사장이 아니면 출입금지라고 한다는 웃지 못할 소문이 떠돌 정도다.
실제로 국세청 통계상 지난해 룸살롱은 두배이상 증가했다.
경기회복 및 증시활황으로 소비향락 풍조가 번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벼락부자나 고액연봉자들은 거의 한결같이 "고소득 고스트레스( high income high stress )"를 호소한다고 전해진다.
30대 초반에 1억~2억원이상 연봉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어젯밤에도 잘리는 꿈을 꿨다"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는 것이다.
미국 로체스터대 리처든 얀 교수는 수입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며 이는 "만족감은 반감기가 짧고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맹목적으로 부를 추구하다 보면 따뜻한 인간관계를 무시하고 담배와 술 약품에 매달림으로써 급기야 불행해진다는 설명이다.
졸부증후군이 사회현상으로 등장한 한편엔 돈보다 성실하고 안정적인 생활에 삶의 가치를 더 부여하는 슬로비( Slobbie:Slow But Better )족도 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 미하일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스스로를 챙김으로써가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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