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시장은 무선 인터넷으로 간다"

세계 휴대폰 업체들의 화두는 무선 인터넷이다.

휴대폰이 단순한 음성통화보다는 데이터와 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주고받는 수단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 모로토라 등 외국 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국내 업체들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무선 인터넷시장은 성장성면에서 아시아 최고수준으로 꼽힌다.

국내 이동전화 사업자들도 올해 무선 인터넷 가입자를 1천만명이상 확보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만큼 무선 인터넷은 휴대폰 제조업체들로서도 또다른 신규시장인 셈이다.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들이 한국시장에서 노리는 것은 이같은 새로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단말기사업부문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시장은 대부분 국내 업체들의 몫이었지만 무선 인터넷 시장에 노키아 에릭슨까지 진입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국내 메이커들은 무선 인터넷시장을 타깃으로 한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일본 휴대폰 메이커들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 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일본 메이커들은 무선 인터넷 부문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경우 "i모드"란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불과 1년여만에 5백만명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무선 인터넷이 가장 앞서 대중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무선인터넷의 대중화에 힘입어 일본 휴대폰 메이커들은 첨단기능의 단말기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

음성통화는 물론 무선인터넷 접속, 동영상 송수신 등이 가능한 복합 멀티미디어 휴대폰이 상당부분 보급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에서 휴대폰이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됨에 따라 일본 휴대폰 업체들의 국내진출은 이제 시간 문제다.

이미 산요 등 일본 업체는 국내 이동전화 업체들과 제휴해 간접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몇몇 업체들도 국내 판매선을 활발히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크지만 아직은 CDMA기술 종주국의 명성 만큼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며 "국내 기술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선 인터넷시장은 외국업체들에 빼앗길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이동전화 5개사가 지난해 중반부터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나섰지만 아직 무선인터넷이 지원되는 휴대폰 부족으로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각 이동전화 업체별로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은 많아야 5~6개 모델에 불과한 수준이다.

따라서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무엇보다 급속하게 성장할 무선인터넷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기반기술 개발을 적극 서둘러야 한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