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역사내 좁은 공간을 활용해 책장과 의자 등을 비치, ''독서마당''을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음을 알게 된다.

승객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또한 도서를 무료로 빌려주기까지 하니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런데 어떤 곳은 책이 단 한권도 없이 텅텅 비어 있는 곳도 더러 눈에 뛴다.

이유인즉 책을 빌려간 사람들이 반납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수가 2만여권이 넘는다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

이곳엔 전적으로 도서를 관리하는 사람을 두고 있지 않다.

대신 책을 읽기 위해 빌려가는 사람이 비채돼 있는 장부에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적게 돼 있다.

그런데 빌려가는 사람의 주소나 이름 등을 엉터리 즉 가짜로 적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책을 다 읽었으면 제때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시민이 많기 때문에 책장이 텅 비어 있는 것이다.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시민 스스로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부끄러운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박동현 < 서울 관악구 봉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