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이 초반부터 지역주의와 색깔론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표만 얻으면 된다는 왜곡된 승부욕이 확산되면서 여야간 정책대결이
실종되는 등 총선 정국은 극도로 혼탁한 양상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특히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등 정치지도자들이 표심을 잡기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를 "매국행위"로 규정, 정면대응을 선언해 정치권과의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색깔론 =자민련 김 명예총재가 6일 제기했다.

김 명예총재는 "현정권의 핵심에 찬탁한 사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대중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한발 뺐지만 색깔론을 부각,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계산이 다분히 깔려있는 발언이다.

보수표를 선점하기 위한 고도의 노림수란 관측이 강하다.

김 명예총재는 또"6.25때 남한이 공산군에 대항해 통일할 기회를 잃었다고
한 장관도 있어 경질토록 야단친 적도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발언자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아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적극 대응할 경우 색깔론 공방이 재연될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지역감정 발언 =자민련과 민국당이 주도하고 있다.

지역주의를 자극해 충청권과 영남권에서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자민련 김 명예총재가 김 대통령을 겨냥, "지역감정 원조론"을 들고나온
게 발단이 됐다.

영남 세확장에 사활을 걸고있는 민국당은 더 노골적이다.

"영남정권 재창출론" 발언으로 시작된 민국당의 지역감정발언은 6일 김광일
최고위원의 "괴수"발언으로 절정을 이뤘다.

김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지역감정의 괴수중 괴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최고위원은 7일 이 발언을 취소했다.

무대응을 천명한 민주당은 "이 사안만큼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지역편중 인사문제를 물고 늘어지며 지역주의에 가세하다
최근들어 한발 빼는 양상이다.

지역주의공방으로 지역분할구도가 될 경우 총선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돈공천의혹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돈공천은 실정법 위반이라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돈을
받았는지를 밝히라"고 압박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터무니없는 모함"이라며 반격카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