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3천억원어치를 소각한다.

현대의 자사주 소각은 새한정기에 이어 두번째다.

삼성전자 등도 자사주 매입에 이은 소각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앞으로 주가
관리를 위한 자사주 소각이 제조업 그룹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6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IR위원회를 열고 이달중 이사회
의결을 통해 3천억원의 자사주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자사주펀드는 이달 중순부터 주식매입에 들어가 약 3개월간 운영될 예정
이다.

현대는 이렇게 사모은 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상법 등 관련법령이 개정되는
대로 올 상반기중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현재 자사주 소각은 정기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얻어야 가능하지만 법령이
개정되면 임시주총의 보통결의를 통해서도 할 수 있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매입가격을 1만5천원선으로 가정할 경우 총 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을 소각할 수 있어 주가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적정선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전사적
IR 활동을 펼쳐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기아자동차도 7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IR위원회를 열고 다각적인 주가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아는 우선 기관및 일반투자자들을 상대로 대규모 경영전략 설명회를
갖는 한편 현재 5%에 불과한 외국인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투자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선진기업에서도 주가관리를
위한 소각이 일반화돼 있는 만큼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담배인삼공사측도 "주가 정상화를 위해 자사주매입과 소각을 생각하고 있다"
면서 "현재 세부방안을 마련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