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미국과 영국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난해 돌아온 조은영씨가
4일부터 29일까지 종로구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해외유학기간중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작가의 삶의 철학적 고민과
감수성을 다양한 형식과 기법으로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의 작업에는 강아지가 화면의 주연으로 등장하는데 주로 뒷모습이 나온다.

출품작은 유학시절과 귀국후 그린 두 종류로 나누어 볼수 있다.

영국에서의 작업은 이방인으로 살아야했던 고독감을 달래기 위해 가족과
사랑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예컨대 좌우 대칭모양의 산 가운데 복실복실한 강아지 한마리가 세상을
달관한듯 외롭고도 의연하게 앉아있는 모습은 사랑에 대한 갈증과 욕망,
그리고 현실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작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
하게 드러낸 자화상이다.

한국에서의 작업은 이와는 사뭇 다른 모양을 갖추고 있다.

둥근 모양의 변형캔버스, 그안에 몽실한 강아지 한쌍, 밝은 색색의 조화,
반짝이는 치장등 한층 밝아진 느낌의 그림들이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표현
되고 있다.

가족을 포함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현재의 즐거움이 화면가득
표현된 것이다.

현실적 세계관이나 시대를 읽는 무거운 관심보다는 작가개인의 정서를
솔직하게 받들이고 표현하는데 익숙한 작업들이다.

이전의 작업이 외롭고 힘든시절의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다면 지금의
작업은 편안하고 안정된 휴식기에 있는 것이다.

재료는 캔버스나 합판 한지등을 썼으며 합판작품들은 동그란 원모양을
하고 있다.

윤상진 성곡미술관큐레이터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그에 따른 자신의
정서가 일기장처럼 수록되어 있는 작업들은 짧은 경력에도 불구 다양하고
흥미로운 양상을 띤다"고 평했다.

(02)737-7650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