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한국경영자총협회로부터 "보람의 일터 대상"을 받은 동양시멘트의
노영인 사장.

서울 여의도 동양증권 빌딩 20층에 자리잡은 그의 사무실에는 노사화합이
거저 이뤄지지 않았음을 엿보게 하는 액자가 걸려 있다.

"춘풍이접"

사람을 만날 때 봄바람처럼 온화하게 대한다는 의미다.

"단체협상을 할 때도 항상 부드럽게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분위기가
자연히 따뜻해지고 서로간에 믿음도 쌓이게 되지요"

노 사장은 회사의 주요 정책을 노조에 공개하고 있다.

상.하반기 두번에 걸쳐 열리는 업무보고대회에 노조대표 7명을 배석시킨다고
했다.

재무상황을 비롯한 회사 주요 현황을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
시킨다는 취지다.

"외환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노 사장은 "해외시장을 개척해 공장 가동률을 높여 고용을 안정시키고
실적이 좋으면 성과급을 주겠다는 자신의 제안을 노동조합이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였다"며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회상했다.

시멘트는 수송 비용이 많이 들어 수출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고용안정을 위해 변동비를 기준으로 수주, 가동률을 70%에서
90%로 끌어올렸다.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해 그는 지난해 2월 취임 후 10여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니며 상담활동을 벌였다.

그는 동양시멘트에 오기 전 계열사인 동양생명보험 사장을 맡았었다.

그는 동양생명 사장때도 연봉제를 도입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경쟁사
보다 앞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동양생명이 지난해 창사 이후 첫 이익을 낸 것도 그가 닦은 탄탄한 경영
기반 덕분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노 사장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다국적 회사로 변신한 멕시코 시멕스사의
사례를 들며 동양시멘트를 세계적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